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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란 Nov 12. 2019

prologue

일하는 엄마도 성장하고 싶습니다

넷플릭스의 기업문화를 담은 <파워풀>(한국경제신문)을 번역 출간하면서 새로운 일하는 방식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개인과 회사의 성과를 높이면서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자유와 책임의 기업문화가 참 부러웠습니다. 


국내 기업에도 넷플릭스식 기업문화를 적용할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시작으로 기업문화 혁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6개 기업(메리츠화재, 우아한 형제들, CJENM, 비바리퍼블리카, 와디즈, 렌딧)을 취재했습니다. 지난 6일 퍼블리 플랫폼을 통해 발행된 <파워풀한 팀은 무엇이 다른가> (이하 파워풀한 팀)가 1차 결과물입니다.


<파워풀한 팀>을 취재하는 동안 마음속에서 걸리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각 기업들이 잘하고 있는 부분을 글로 옮겼을 때 현실과 동떨어지거나 직원의 행복을 일정 정도 희생시키는, '괴물' 같은 기업문화를 만들어 내면 어떡하지? 특히 일에 몰입을 요구하는 것이 일만 생각하는 '이상적인 근로자'를 강조하는 게 되면 어떡하지? 그럼 자연스레 육아를 감당해야 하는 엄마 아빠 직장인을 열외로 치는 것이죠.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 이후 직장인의 취미와 자기 계발을 위한 다양한 강좌와 모임들이 생겨났지만 여기에서도 육아맘 육아대디는 열외로 치는 것 같습니다. 왜 직장맘을 위한 자기계발 프로그램은 없는 거지? 아마도 자기계발에 시간을 쓸 수 있는 육아맘, 육아대디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이 판단한 것이겠죠.  


일면 사실입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자신의 꿈과 여가, 심지어 건강을 희생해 가며 하루하루 살아내고 있는 일하는 엄마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더러는 아빠들도 있겠죠.) 자녀가 어린 경우 마음 놓고 화장실에서 볼일도 못 보는걸요. 


그렇지만 엄마라고 해서 일에서, 인생에서 성장(grwoing)하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두 번의 육아휴직을 하면서 나를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힘에 부칠수록 성장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래서 나의 성장을 위한 시간을 만들고 에너지를 쏟기로 했습니다. 마음을 고쳐먹고, 우선순위를 달리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가족들의 이해를 구하고 나니 못할 것도 없었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나누게 될 저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평범한 일하는 엄마들을 응원하고 싶습니다. 애 낳는 것이 두려운 직장인들에게 출산이 곧 도태가 아님을 말해주고 싶습니다. <파워풀한 팀>을 취재하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은 업력과 규모가 큰 회사일수록 직장맘 직장대디들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힘내세요, 우리는 엄마 아빠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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