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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영근 Sep 17. 2016

기행문(2016.09.08)

노고산에서

두번째 백패킹은 북한산전망대 노고산으로 정했다. 두번째인 만큼 처음에 갔을때 부족했던것을 좀 더 준비해서 알차게 다녀오리라 다짐하고 저녁에 볼 영화 한편과 밥도 세끼를 준비했다. 아침에 출발을 하려보니 비소식이 있어 날씨가 그리 좋진 않아보여 가지말까 하다가 포기하기는 아쉬워 배낭을 메고 버스에 올라탄다. 바람은 선선해 걷기는 참 좋은 날씨라 기분좋은 맘으로 흥국사 등산로입구까지 도착하고 노고산 정산을 오르려보니 절망만 보인다.

등산로 입구부터 경사가 있어 왜 가평의 호명산이 오르기 가볍고 쉽다고 했는지 알듯했다. 그런데 나는 호명산도 오르다 중간에 텐트를 쳤는데 과연 이산을 오를수 있을까 걱정, 노고산도 많은 산중 높이가 높지않은 산이라고 하던데 앞으로 오를 산들이 또 걱정이 앞섰다. 그래 걱정 한다해서 풀리는건 없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듯 노고산의 반을 오르는 한발을 내딛었다.

산이 경사도 있고 배낭도 무거워 올라가는 내내 너무 힘들고 배낭을 버려두고 가고싶은 마음이 몇번이나 들었는지 모른다. 오르는 동안 벌래도 많이 꼬이고 다리도 후들거려 포기하고 싶은 중간쯤 올랐을때 산은 비로소 자신을 조금씩 보여준다.

신기하게도 풍경을 보고나면 포기하지 못하게 나를 뒤에서 누군가 밀어주는 것 같은 기분이다. 그래, 여기까지 왔는데 더 못올라갈건 뭐 있냐 싶어 중간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제 3분에 2나 올랐다. 정말 다 왔다 스스로 위로해주고 다독여주면서 또 천천히 오른다. 다행히 처음보다 경사는 없었다 마치 투정부리는 나를 산이 달래 오를수있게 도와주는 기분이였다. 그 덕에 정상을 오를수 있었고, 날씨 때문에 북한산절경이 다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 날씨대로 아름다운 모습이였다. 평일이라 그런지 노고산에는 나 혼자였고 아무도 없는게 참 외롭다 싶지만 또 혼자나름대로 분위기가 좋겠다생각하며 노고산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산을 오를때는 너무 힘들고 고생스럽다 그럴때면 그만두고 내려가 시원한 맥주한잔 생각이 절실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정상에 도착하면 힘들었던 생각은 머리속에 비워지고 산의 풍경이 들어온다 그 풍경을보며 마시는 맥주 맛은 분명 아까 포기하고 내려와 마시는 맥주와는 다른 맛일것이다. 중간에 포기하고 마시던 맥주가 실패의 쓴맛이라면 분명 정상에서 마시는 이 맥주는 달콤한 승리의 맛이였다. 아마도 달콤한 맛을 느껴본 앞으로는 힘들면 조금 쉬어가더라도 포기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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