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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urnoffyourbrain Oct 01. 2017

몽골, 고비사막 #1

몽골로 떠날 준비하기

2017년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고등학교 때 친구인 김또치(가명)와 생면부지의 사람들 네 명과 함께 4박 5일 동안 몽골의 남쪽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몽골 여행은 최고였다.

변화무쌍한 하늘이 좋았고, 누워서 쏟아지는 별을 보는 게 좋았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장면이 아름다웠고, 낯선 생활이 재미있었고, 함께하면 즐거운 동행들을 만나게 되어 감사했다. 우리는 다른 여행자들이 쉽게 보지 못하는 희귀한 광경을 보기도 하고, 매 끼니를 정말 맛있게(그리고 많이) 먹었고, 차가 놀이기구마냥 덜컹거릴 때 환호하고, 엄청나게 많은 점프샷을 찍었으며, 때로 불편한 상황이 발생해도 함께 방법을 찾고 아무 일도 아닌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그 기억들을 최대한 기록해두고 싶어서,

그리고 지금 몽골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내 삽질과 감동을 공유하고 싶어서 여행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1
1| 떠나기 전, 몽골은 나에게
2| 여행지 정하기
3| 세부 일정 정하기
4| 동행 구하기
5| 여행사 선택하기
6| 기타 준비사항




1| 떠나기 전, 몽골은 나에게


내가 몽골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이미지는 '황폐하고 척박한 엄청 넓은 땅'이었고,

여행 잡지를 뒤적거리면서 어딜 또 싸돌아다닐까 고민하는 게 일상의 낙이었으면서도 몽골은 단 한 번도 고려하지 않았던 여행지였다. 


2012년도에 '한 살이라도 어릴 때'라는 웹툰을 봤는데, 세명의 절친 웹툰 작가들(서나래, 김진, 필냉이)이 몽골로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었다. 좋아하는 작가였고 주제도 취향저격이라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었지만, 다 보고 나서는 몽골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래, 이렇게 간접 경험한 걸로 충분한 곳이야'라는 생각이 더 강렬하게 들었던 것 같다. 이유는 두 가지, '화장실'과 '나방.'


실제로 에피소드의 반 정도가 배변 이슈를 다루고 있었는데(...) 화장실 문에 아주 투명하고 큰 창문이 있다거나, 참새만한 나방이 가득 차 있다거나, 대자연 화장실을 이용하는 중에 오토바이나 투어차량이 바로 옆을 지나가는 등등 아주 다이나믹하고 절대 경험하고 싶지 않은 내용들이었다. 


대자연 화장실과 적나라한 소리는 금세 익숙해진다.


나방은 없었다. 천만다행.


나는 여행지를 고를 때 고급지고 편안한 곳보다 현지 냄새 물씬 풍기는 곳을 무조건 선호하지만, 현지 냄새고 뭐고 저 나방들이 푸드득거리는 묘사는 너무나도 생생했다(...) 


아마 과거의 나는 이 컷을 보던 시점에서 몽골에 간다는 생각을 아예 머릿속에서 삭제해버린 게 아니었을까.

몽골에 가겠다고 했더니 이 웹툰을 봤던 지인들이 내 엉덩이에 내려앉을 거대한 나방들에 대해 함께 걱정해 주었으며, 우산이랑 모종삽을 꼭 챙겨가라는 조언을 해주었더랬다.




2| 여행지 정하기


왜 몽골이었냐, 하면 이유는 단순했다. 

아까운 휴가를 비행기 안에서 낭비하기 싫었고, 긴 여름에 지쳐 있었기 때문에 덥지 않은 곳으로 가고 싶었다.


여행을 같이 가기로 한 김또치(가명)가 몽골을 제안했다.


북쪽이라 한국보다 시원하고 거리상으로도 가까운 데다가 밤에는 은하수가 쏟아진다고 했다.

곧바로 구글 이미지검색으로 '몽골'을 찾아봤는데, 그동안 생각해온 황폐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게 푸른 초원과 끝이 안 보이는 호수, 바위 절벽과 모래사막의 다이나믹하고 아름다운 풍경들이 쏟아져 나왔다. 


몽골의 풍경들은 사진빨을 감안하고 봐도 너무 압도적이었다. 


몽골의 흔한 길거리 (사진: 지균)


그래서 군말 없이 울란바토르행 비행기를 예약했다.

<몽골 울란바토르로 가는 항공권>
몽골까지 비행시간은 3시간 반 정도이고, 대부분 직항이다. 항공권 가격은 평균적으로 60만원 정도. (그런데 일행 중에 무려 20만원대에 오신 분이 계셨다. 다들 이 얘기를 듣고 왠지모를 패배감에 휩싸였었다.)


구글 검색결과를 보고 다짜고짜 비행기를 예약했는데, 김또치도 나도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약간의 조사를 해 보니 일단 자유여행은 절대 불가, 현지에서 투어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하며 일단 출발하면 그 길로 문명과 동떨어진 부랑자의 생활이 시작되니, 다른 나라들처럼 '일단 가서 재미있는 걸 찾아보는' 방식은 불가능한 곳이었다. 


이렇게 지식이 0인 상태에서는 두 가지 방법으로 정보를 모았는데,

1) '몽골 여행', '몽골 관광'을 검색해서 블로그 후기들을 읽거나, 

2) 몽골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여행사 홈페이지들을 찾아 투어 일정표를 찾아보는 방법이었다.


이때 해야 할 일은 여행지의 키워드(지역명이나 명소, 식당, 액티비티 등)를 찾는 것.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몽골 언어가 한글로 표현하기에 매우매우매우매우 까다로운 관계로 같은 지역명이 블로그마다 다 다르게 적혀 있었고, 정보를 더 찾으려고 영어로도 검색을 했더니 영어 스펠링과 한글 발음이 또 매치가 어려웠다. (예: 흥고린엘스=홍고르엘스=헝거르엘스=Khongoryn Els)



그렇게 혼돈의 카오스를 겪으며 꽤 오랜 시간을 갈아넣은 키워드 조사의 결과물은 이러했다. 


<몽골의 대표 여행지 목록>
호스타이 국립공원 (세계 최대 야생마 서식지. 야생마 보는 건 복불복)
홉스굴 (제주도보다 큰 호수. 러시아 바이칼이랑 자매(?) 호수)
장하이 (약간 작은 호수. 관광지 느낌이래)
욜링암 (협곡)
고비 사막 (유명한 모래사막. 밤에 별 초많음)
테를지 국립공원 (게르 캠프가 많은 유명한 관광지)
아리야발 새벽사원 (테를지 전망을 보기 좋은 곳)
쳉해르 온천 (노천 온천. 벌레가 엄청나게 많다고 함)
체체를렉 마을 (아기자기한 마을)
차강호 (호수. 벌레가 개많음)
카라코름 (몽골의 옛 수도. 칭기스칸 시대의 역사 탐방)
에르덴 조 사원 (카라코름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유적지. 최초의 티베트 불교 사원이고 1만 투그릭 지폐에도 나옴)
욜밸리 (하이킹 할수있는 협곡)


몽골의 투어 프로그램을 보면 하루에 한 곳을 보고 그날이 일정이 끝난다. 차로 이동하는 시간이 4-6시간 정도로 엄청나게 길고, 여러 가지 이유로 6시 전까지는 숙소에 도착해야 안전하기 때문. 즉, 위에 나열된 곳들을 다 보려면 최소 보름 정도가 걸린다. 실제로 투어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11일~14일 정도로 구성되어 있고, 7일 이내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드물다. 


우리에겐 5일밖에 없었기에 이쯤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했다. 


김또치랑은 여행 취향이 비슷해서 사원이나 유적지, 사람 많은 관광지와 벌레 많은 곳은 고민 없이 즉시 제거되었다. 그랬더니 남은 건 홉스굴 호수와 고비사막. 


혹시 둘 다 갈 수는 없을까 해서 홉스굴과 고비사막을 지도에 찍어봤다.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고비사막까지 소요시간 약 10.5시간
울란바토르 공항에서 홉스굴 호수까지 소요시간 약 11시간



응 불가능.


몽골의 광활한 국토면적에 감탄하며 어디로 가는 게 좋을지 열심히 고민하다가, 

왠지 호수는 5일 동안 보면 질릴 것 같다는 근거 없고 타당한 이유에 고개를 끄덕이며 고비사막을 선택했다.




3| 세부 일정 정하기


장소와 기간이 확정된 상황에서 세부 일정을 정하는 건 별로 어려울 게 없었다. 

고비사막 4박 5일 투어 프로그램을 몇 개 찾아봤더니 투어 스팟은 다 거기서 거기였고 순서만 다른 정도였다. 여행사 블로그 하나를 참고해서 세부 일정을 완료했다.


<고비사막 5~6일 투어시 가는 곳>
1일-바가가즐링촐로(암석 지대)
2일-바양작(공룡 화석이 많이 발견되었다는 붉은 절벽)
3일-홍고린엘스(모래 사막)
4일-욜링암(물이 흐르는 협곡)
5일-차강소브라가(그랜드캐년같은 바위 협곡)


가는 곳마다 특색이 강하다. (사진: 4번-지균/1,2,5번-선정)




4| 동행 구하기


세부일정 준비까지 클리어한 우리는 동행을 구해보기로 했다. 

왜냐하면 둘은 심심하고 위험하고 비싸니까.


몽골 투어는 6인 팀으로 떠나는 경우가 많다. 

몽골 투어를 가게 되면 대부분 '푸르공'이라는 차를 타게 되는데, 푸르공은 앞쪽에 두 개 좌석, 뒤쪽에 여섯 개 좌석이 있다. 운전기사 1명과 가이드 1명이 같이 타게 되니 맥시멈 투어 인원은 6명이다. 2명이 타든, 4명이 타든 차 한 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당연히 6명일 때 1인당 투어비가 가장 싸다. (단, 3명이나 4명으로 인원이 적어지면 그만큼 넓게 앉아서 편하게 다닐 수 있으므로 선택은 본인 몫)


매력 터지는 푸르공(위) /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푸르공 내부의 모습(아래)


나는 처음에 영어로 운영되는 여행사들 위주로 찾았기 때문에 여행사에 '그룹 투어'를 신청해서 외국인 동행을 구해보려고 했다 (정해진 일행과 가는 것은 'Private Tour'라고 한다). 그런데 일행을 구하려면 우선 여행사에 예치금을 내고 투어 일정을 홈페이지에 게시해야 했으며, 여행사에서 일행을 모으는 방식이 소극적이고 비효율적인 데다가, 구해지더라도 일행이 어떤 사람인지 전혀 알 수가 없어서 매우 불안했다. 


그러다가 김또치가 러브몽골(http://cafe.naver.com/lovemongol)이라는 네이버 카페를 발견했다.


러브몽골 카페의 동행 구인 게시판. 하루에 동행 구인글이 십수개씩 올라오고 조회수도 상당하지만, 무플잔치.


우리 일정에 맞는 구인글이 없어서 그냥 직접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리고 나니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쪽지와 카톡으로 연락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리의 동행 선발 기준은 그냥 나한테 합류 여부를 정확히 알려주는 순서대로 선착순 컷. 


생각보다 연락해오는 사람이 많았지만 중간에 연락이 끊기거나, 휴가 신청에 실패하거나, 다른 일행을 찾았거나 등등의 이유로 함께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로 동행 4명을 모두 확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어쨌든 우리는 훌륭한 동행들을 찾았으니 러브몽골 짱짱맨.




5| 여행사 선택하기


여행사 선택은 여행 준비 과정을 통틀어 가장 괴롭고 힘든 부분이었다.

여행사들이 각각 정형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아니라 숙소의 퀄리티, 식사 종류, 일정 순서, 액티비티 선택 등등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맞춰주겠다고 하는데, 바로 이 점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혼란했다. 


게르 캠프가 여행자 게르보다 좋은 건지,

어떤 지역에서 어떤 액티비티가 가능한지,

동선을 어떻게 잡아야 좋은지,

선택 기준에 대한 감이 없으니 내가 뭘 원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서 이메일과 카톡으로 하나하나 물어보느라 시간도 오래 걸렸고 정신적으로도 매우 피로해졌다.


그래서 적어도 이 글을 보는 분들은 같은 수고로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여행사를 고를 때 고려할 요소들을 정리해봤다.


<가이드>
*투어에는 가이드 1명, 운전기사 1명이 무조건 있어야 한다. 가이드는 한국말이나 영어를 하고, 운전기사는 보통 몽골어만 가능하다. 가이드는 일정을 계획/전달/조율하고 식사를 준비하는 역할이고, 운전기사는 그냥 하루 종일 운전만 한다.
-한국말 가능 여부: 한국말을 하는 가이드는 한국 여행객들과 함께 수많은 여행을 했을 거고, 한국인들의 취향을 잘 파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 거주 경험: 한국에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가 갖는 의미는 한국 음식에 대한 이해도와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가이드의 입맛이 우리와 비슷할수록 맛있는 밥을 먹을 확률이 높다.

-성별: 나는 가이드를 선택할 때 성별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가끔씩 같은 숙소에서 같이 자는 경우도 생긴다는 점을 고려해서 선택하면 될 것 같다.
우리의 가이드 '자야 언니'와 기사아저씨.


<숙소>
*게르는 2인 1실~6인 1실까지 다양하다. 같은 캠프 내에서도 침대 개수가 제각각이라 그날 그날 몇 인실 게르에 당첨될지 불분명하다. (2인실은 가격이 꽤 비싼 편이고 드물다.) 혼숙 여부가 예민하다면 사전에 여행사 측에 분명하게 요청을 해 둬야 할 것 같다.
-여행자 게르(=게르 캠프): 게르 형태의 상업용 숙박시설. 보통 화장실과 샤워실이 갖춰져 있다. (초호화 게르가 아닌 이상 화장실과 샤워실은 별도 건물에 있고, 샤워실은 칸막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온수는 기대하면 안 된다.)

-유목민 게르: 리얼 유목민들의 숙소. 운이 좋으면 저장해둔 물을 약간 쓸 수도 있지만 세수나 양치 정도만 가능하고 샤워는 불가능.

-텐트: 달리던 곳에 차를 세우고 텐트를 설치하는 것. 당연히 샤워 불가능.

-호텔: 남쪽에 달란자드가드(Dalanzadgad)라는 작은 도시가 있는데, 여기에서 마트나 호텔 같은 문명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호텔의 퀄리티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여행자 게르와 화장실 건물(위) (photo by: 지균) / 6인실 게르 안쪽의 모습과 밤에 켜는 허약한 LED전구(아래) 


<액티비티>
*우리는 촉박한 일정으로 다녀오느라 그냥 지나친 것도 많아서 다른 옵션이 더 있을 수도 있다.
**트래킹이란 그냥 걸어서 구경하는 것을 뜻한다. 특별한 의상이나 장비는 전혀 필요 없다. (실제로 우리 일행 중 한 명은 5일 내내 플립플랍(쪼리)만 신고 다녔다. 하지만 모래가 미끄럽고 절벽에 앉아서 사진을 찍는 경우도 많으니 적어도 발에 좀 더 안정적으로 매달려 있는 샌들 정도는 신어주면 좋겠다.)
-차강소브라가(바위 협곡): 트래킹
-바양작(붉은 절벽): 트래킹
-홍고린엘스(모래 사막): 낙타, 모래사막 등반
-욜링암(협곡): 승마, 박물관
-바가가즐링촐로(바위산): 눈 좋아지는 샘물로 눈 씻기
이렇게 걸어다니는게 바로 트래킹!


<투어비 포함/불포함 내역>
*나와 일행들이 알아봤던 10개 내외의 여행사들 기준이다.
-포함: 대부분의 여행사들은 공통적으로 운전기사/가이드 인건비, 차량 기름값, 하루 세끼 식비, 숙박비, 각종 입장료, 통행료를 투어비에 포함한다.

-선택: 공항 픽업, 낙타, 승마, 특식(허르헉)은 여행사에 따라 기본 투어비에 포함하는 경우도 있고, 별도 금액으로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 

-불포함: 술, 간식, 여행자보험은 각자가 개인적으로 부담한다.


<기타 고려사항>
*떠나기 전에는 호갱이 될까 봐 두려워서 가격비교에 집착했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여행사별로 가격에 큰 차이도 없을뿐더러, 막상 가면 현지 상황에 따라서 일정이나 세부내용들이 변경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적은 금액차이보다는 오히려 여행사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명료하게, 편안하게 대응해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라고 깨달은 계기는 다른 글에서 자세히 쓸 예정). 
**우리는 5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어서 가격이나 여행사 규모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만약 여행기간이 길다면 이 두 가지 요소를 좀 더 신중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가격: 투어비는 보통 6인 기준일 때 1인당 55~65 USD 정도. 사람이 적어지면 금액이 늘어나고 (예: 6명일 때 $55, 5명일 때 $65, 4명일 때 $71, 3명일 때 $81) 숙소나 액티비티 등 세부 옵션들을 조정하면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인지도/규모: 몽골 여행사들은 가이드와 기사를 정직원으로 고용하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공고를 내서 가이드와 기사(+차량)를 모집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따라서 오랫동안 운영해온 인지도 높은 여행사일수록 가이드/기사 퀄리티가 안정적일 것이고, 돌발상황에 대처하는 것도 더 능숙할 것이다. 대신 규모가 크지 않은 작은 여행사들은 팀 하나하나의 요구사항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써 줄 수 있을 테니 각자의 성향에 맞는 게 뭔지 잘 생각해보면 되겠다.




우리 팀은 멤버들이 각자 여행사를 1~2개씩 찾아와서 정보를 공유했고, 

본인이 선택한 여행사의 프로그램이 마음에 드는 이유들을 얘기하면서 서로의 취향과 선택 기준들을 파악했다.

3개의 여행사가 후보에 올랐는데, 비교 기준이 비슷하면서도 다 조금씩 달라서 도저히 선택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멤버들의 의견을 취합해서 정리한 상세조건들을 각 여행사에 동일하게 보내고 견적을 다시 요청했다. 


<여행사에 요청했던 상세조건>
-숙박 4번 중 2번 이상 샤워 가능한 곳으로
-홍고린엘스에서 낙타 체험
-욜링암에서 승마 체험
-가이드 한국말 가능
-공항 픽업
-차량은 푸르공으로 (가끔 구형 스타렉스로 가는 경우가 있다길래)
-여행 중 차량이 고장 나는 경우 추가 요금 없이 대응 가능
-기본 투어비에 운전기사/가이드 인건비, 차량 기름값, 하루 세끼 식비, 숙박비, 각종 입장료와 승마/낙타 체험, 통행료 일체 포함


여행사 세 곳 중에서 두 곳은 시간상 승마 체험이 불가능하다고 답변이 왔다. 

세 번째 여행사는 유일하게 특식(허르헉)에 추가 요금을 내야 했지만 나머지 조건들은 모두 가능했다. 

허르헉 가격을 감안해도 가격까지 제일 저렴했으니 미련 없이 세 번째 여행사로 선택!


최종 선택한 여행사는 일행 중 몽골에 이미 두 번 다녀오신 분이 추천했던 여행사였는데, 

첫 번째 여행 당시 함께 했던 가이드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해 주셔서 가이드까지 확정하고 드디어 예약을 끝낼 수 있었다.


사실 비슷비슷한 수많은 여행사들 중에서 6명이 모두 만족해할 단 한 곳을 선택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초행길에 대한 불안감과 총대를 맨 책임감 때문에 온갖 조건들을 따져보고 결정장애에 시달리면서 계획을 세웠지만, 실제로 여행을 떠나 보니 몽골 여행에서 '계획대로 실행하기'는 무의미하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몽골에서는 길이 없는 비포장도로로 달리기 때문에 속도나 경로가 일정하지 않다. 같은 여행지에 수없이 다녀 본 현지인들도 목적지에 언제 도착할지 예측하지 못하고, 숙소나 식당의 예약 체계도 허술하다. 삼시 세끼를 먹는 것도 남은 재료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먹을지 정하게 된다.


일행들과 세부조건들에 대해 충분히 얘기하고 여행사와 꼼꼼하게 협의하는 것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지만,

여행길에는 다른 무엇보다도 현지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느긋하고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꼭 챙겨 갔으면 좋겠다.




6| 기타 준비사항


몽골에 들어가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신용산역 근처에 있는 비자발급센터에 직접 찾아가서 신청해야 하는데, 최소 일주일 전에는 발급 신청을 하는 게 좋다.


예방접종은 필요 없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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