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생겼어요
초승하우스의 막내 고양이 밤이 입니다.
밤이는 주차되어 있던 자동차 보닛 안에서 발견되었어요.
너무 작고, 꺼내놔 봤더니 주변 고양이들한테 위협도 당하고..﹒︠₋﹒︡
고민 끝에 저희 집에 들이기로 결정했죠.
이렇게 작은 고양이는 처음이어서, 바들바들 떨면서
병원도 데리고 갔다 오고, 했는데 아주 건강해요!
처음에는 출근했는데 계속 어디서 고양이 소리가 나는 거예요.
어디지? 고양이 올 곳이 없는데 하고 찾다가 보는데 차 보닛 안에서 울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안에 든 채로 운전해서 왔나 봐요.
너무 작아서 부품 사이에 끼어서 어떻게 무사히(?) 오긴 했는데 아무래도 위험한 상황이라, 어떻게든 꺼내려고 하는데 너무 겁먹어서 간식도, 회유도, 윽박도 안 통했습니다.
몇 시간의 노력 끝에 나무젓가락으로 집어 꺼냈어요.
그만큼 작은 아이였습니다.
우리 집에는 고양이가 둘이나 있어서 너는 미안하지만 올 수 없단다.
하고 구조할 때 썼던 간식을 두고 가게 마당에 내려놓은 다음 퇴근했어요.
집에 오니 아내가 고양이를 보고 싶어 하길래 아직 마당에 있을까? 하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갔더니 놓고 간 간식을 엄한 고양이가 와서 먹고 있고 밤이는 위협당하면서 그 작은 몸을 한껏 부풀려서 긴장한 채로 구석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더라고요.
이미 어미에게서 멀리 떨어져 버렸고, 다른 냄새도 배었고, 내가 구조한 고양이 내가 이 생명에 책임을 지는 게 맞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정말 마지막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들이기로 했습니다.
휴...
졸지에 고양이가 한 마리 더 생겨버렸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밤이는 분명 제일 코딱지 같은 고양이였는데 지금은 좀 길어졌어요.
길어져서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사고를 치고 언니들에게 까부는 중입니다.
평화로운 초승하우스에 긴장감을 불러왔어요.
그래도 귀여우니까...
귀여우니까 용서할 수 있어요...
이 그림은 밤이의 코딱지 시절을 남기기 위한 그림입니다!
코에 저 큼직한 점과 조그마한 몸뚱이가 매력포인트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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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그리는 아내 초아와,
글 쓰는 남편 승준이 사는,
초승하우스에 어서 오세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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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글몽글한 기억의 단편을 기록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