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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익명의 미스터 케이 May 02. 2022

타다 '기사'님을 인터뷰해보았다.

<타다>를 타다가 <타다>가 좋아졌타다? 깔깔

타다 넥스트 기사님을 인터뷰해 보았따!


배경

- 난 타다를 좋아한다, 카카오 택시나 타사 앱보다 타다가 좋다, 단순함에서 풍기는 섬세함과 배려과 좋다.

 

- 위기 속에서도 살아남은, 타다 팀과 대표님을 응원한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잘 모른다)


- 넥스트가 너무 좋다, 멀미를 걱정하던 내가 그래도 넥스트를 타면 덜한다. 차가 커서 그런가


- 넥스트는 현대 '스타리아' 모델의 차량을 이용하는데, 이게 날 데리러 올 때 마다 묘한..행복감..(나 이러케 큰 차가 데리러 온다!? 부럽지!!)


- 타다가 좋은 나는, 오늘 타다를 이용한지 2주년을 맞아, 넥스트 기사님을 인터뷰해보았다. 


-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변덕이 발동하여 시도한 인터뷰이며, 어떤 계획이나 의도가 있지는 않았다.


- 이번 기회를 빌려, 매번 집에 도착하면 휘발되는 몇가지 궁금증을 풀어보기를 시도했다.


- 리서치(조사하면 다 나와!)하면 나오겠지만, 그래도 현업자에 듣는 것만큼 날 것이 있을까 싶다. 


인터뷰 내용

Q1. 오늘도 그렇고 요즘 차가 너무 안잡혀요, 한시간을 넘게 기다린 것 같아요, 오늘 무슨 일 있었나요? 


A1. 코로나 시국이라고, 택시 하시던 분들 절반 이상은 지금 다 그만두셨어요. 택배나, 배달 아니면 버스 이런대로 많이 이직하셨고, 요즘은 택시 잘 안해서 더 없죠, 오늘은 일요일이고, 아직 낮인데다, 저녁먹을 시간이 곧이라 더 없었을 거예요. 


Q2. 코로나로 많이 안하신다 듣긴 했는데, 이렇게 심한 줄 몰랐어요, 체감상 그렇게 심하다고 생각치는 않았는데... 오늘 유독 안잡혀서 놀랐어요, 길에 택시도 없고


A2. 낮이라 그래요, 요즘 코로나 방역 정책 완화가 된다하면서, 밤에 늦게까지 밖에 계시거나, 야근을 한다거나 하는 분들이 부쩍 늘어서, 야간 택시가 항상 부족해요. 할증도 있고, 탄력 요금제가 야간에 많이 올라서, 보통 야간에 운행하시고, 낮엔 주무시고 하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Q3. 아! 그럼 주로 밤에 운행하시는거예요? 그렇게 많이 받아요? 아무리 그래도, 낮에 받는 콜이 더 많지 않을까요, 생활도 있고..


A3. 저는 낮에만 운행해요, 보통 낮에 운행하면 하루에 14건에서 18건 정도 콜을 받죠. 특히 요즘은 완화된다 하면서 외출이 잦아져서 많은 거예요. 근데 야간에만 20건을 넘게 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5~6시간만 운행하셔도요. 


저는 보통, 하루에 순 운전시간만 9시간이 넘어요, 콜대기 시간, 콜받고 출발지로 이동하는 시간, 여객 운송 시간 다 포함해서요. 그래도 18건이니, 밤에 하는게 좋죠, 그리고 낮엔 쉬거나, 다른 일을 하는 편이 더 벌이가 좋을 거구요.


Q4. 그럼 투잡도 하고 그러시는거네요? 문득 궁금한데, 그럼 보통 타다를 하면서 카카오T에서도 운행할 수 있나요? 


A4. 플랫폼 면허가 한 곳에서 나오면, 다른 플랫폼에서 겸직을 못하게끔 되어 있어요, 그래서 보통 같은 플랫폼에서 타다의 경우 플러스나 넥스트로 운행하고 싶어하거나, 아니면 카카오의 벤티 같은 차종으로 운행하기를 희망하죠. 그 외엔, 낮에 배달이나 택배를 하기도 하고요. 


 Q5. 아하.. 그럼 플랫폼을 보통 하나만 쓸 수 있는건데, 다들 어떤 플랫폼에서 자주 활동하세요? 아니, 주변에 계신 다른 기사님들은 보통 어디서 택시 운행하는 것을 더 선호하시나요? 


A5. 제가 동호회를 하나 하고 있는데, 한 스무명 정도 있어요, 모두 택시기사를 했던 사람들인데, 9명은 하다가 택배, 버스 이런대로 갔고요. 11명이 아직 택시를 하고 있어요. 그 중에 1명은 여전히 중형 개인택시 하고 있고, 3명은 카카오, 7명은 타다를 하고 있어요.


7명은 전부 저랑 타다 플러스 (런칭했던) 시절에서부터 하다가, 넥스트를 운행하고 있죠. 사실 3명 중에 2명은 타다 넥스트 하고 싶은데, 고급 면허를 얻으려면 무사고 경력이 있어야 해요. 근데 이 사람들이 사고 경력이 있어서, 못하고 있죠(웃음)


Q6. 이런, 아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무사고 경력으로 고급 면허를 따서 운행을 한다면, 만약 고급 면허를 소지한 채로 사고가 생기면 어떤 불이익이 있나요? 


A6. 아니에요 그렇지는 않아요 그냥, 그때는 뭐 똑같아요. 그 대신에, 나중에 평가를 할 때 좋지 않겠죠.


Q7. 그렇군요, 그럼 지인분들께서는 타다를 더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따로 이유가 있나요? 


A7. 사실 예전부터 해오던 거라, 저도 개인택시만 하다가 넘어온 거라서, 여기를 계속하고 있는 건데, 이게 좋아요. 차도 좋고, 운영방식도 깔끔하고, 그리고 오래전부터 하던거라 그런지 알고 있어서 익숙한 것도 있고요, 무엇보다 차량도 늘리려고 하면서, 회사에서 워낙 밀어주니까, 콜도 잘 잡히고요. 


Q8. 아하.. 아까 플러스 시절이라고 잠시 말씀하셨는데, 그럼 플러스도 하셨던거죠? 플러스가 더 요금이 비싸던데, 왜 넥스트로 오셨어요? 


A8. 넥스트를 더 밀어주는 것 같아요 회사가. 플러스가 요금이 비싸기도 하고, 저게 검정 택시, 그니까 고급형 세단으로 운행하는 건데, 사실 그렇게 잘 잡히고 그러진 않아요. 요금이 비싸서인지, 콜이 자주 잡히고 그러지도 않고, 역시 제일은 회사가 지금은 넥스트를 밀어주고, 콜도 넥스트로 많이 잡히다보니(수요가 높다보니) 넥스트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9. 넥스트가 콜이 자주 잡힌다고 하셨는데, 보통 아까 말씀하신 일별 콜 건수 14~18건이 평균인가요? 아니면 들쑥날쑥한가요? 한달에 보통 어느정도 잡히나요? (필자 주*: 질문이 바보 같았는데, 기사님 답변이 우문현답의 경지라 감동 먹었습니다)


A9. 잠시만요 이걸 보면 나오는데...(도착지 정차 후 스마트폰을 키며) 어... 맞아요 평균 그정도 받고 있는데, 저는 낮에 받으니 그정도고, 다른 분들은 더 받는분들 많아요. 제가 월에 보통 210시간~220시간 정도 운행하고 있는데, 270~320건 사이를 받았어요, 그렇게 해서 번 총 수익이 약 670만원 정도네요. 그러면 대략 시간 당 몇건이고, 건당 단가가 대략 나오겠죠? (필자 주*: 훌륭하신 분)


Q10. (요금을 보며) 오늘 차가 안잡혀서 그런지, 요금이 평소의 2배 가까이 올랐다고 표시가 떴어요. 요즘 차가 없어서, 이런 일이 자주 있나요? 보통 배수는 어디까지 늘어나나요? (주*: 공지에는 넥스트 탄력요금제는 최대 4배까지라고 되어있음)


A10. 제가 평소에 이걸 매일 보고 있거든요, 이게 최소 0.8배에서 최대 4배까지에요. 이게 근데, 최대 4배라고는 하는데, 제가 넥스트 초기부터 운행하면서 봤는데, 3배 이상 넘어간 걸 본적이 없어요. 저희도 정확히 운영 방식이 어떤지, 알고리즘이 어떤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캡을 그 이상 못 넘어가게 막은 것 같아요. 배수가 높아지는 것도 아마 반경 몇 킬로내 운행 대수/승객 콜 수나 출발 희망지와 도착 희망지간의 거리 값 같은 것이 사용되는게 아닐까 그냥 추측만 하고 있어요. 


Q11. 와 엄청 자세히 아시네요. 너무 감사해요, 그냥 호기심에 이것저것 여쭤본 건데, 너무 자세히 알고 계셔서 놀랬어요. 오면서 재밌었어요.


A11. 아니에요 저도 재밌었어요. 회사에서 공지도 막 내려와요, 그 승객도 기사들 리뷰 남기는 것처럼, 기사들도 승객 리뷰를 남길 수 있거든요, 급하게 다음 콜 잡느라, 리뷰를 안 남기고 넘기는게 많아서 그렇긴 한데, 이렇게 리뷰를 많이 남기거나, 좋은 리뷰를 남기면, 아마 더 좋은 쿠폰이나 혜택들이 많이가게.. 기획하는 것 같아요. 기사들한테 좋은 리뷰 받거나, 좋은 리뷰를 남겨온 승객들은, 좋은 기사님들과 빨리 매칭도 되고, 그런 것 같아요.. 그러니까 리뷰 남겨주세요!(웃음)


필자 주*: 지금 위 인터뷰 내용은 기억을 더듬어 가며 쓴 것이므로, 순서나 말의 어투 같은 것들이 부정확 할 수 있습니다.

후기

- 대표님이나 이사급 리더십이 언더커버로 혹은 뭐 시장 조사 같은 걸로 타고 계신거 아닌지 킹리적 갓심.


- 개떡 같이 질문해도, 찰떡 같이 받고, 차분하게 천천히 알아들을 수 있게, 필요한 내용과 보충할만한 내용들을 정확히 전달해주심. 


- 그냥 타다를 통해 카카오T와 같은 Ride Hailing의 현주소를 알고 싶었던 것인데, 생각보다 훌륭한 정보들이어서 운행 1시간 동안 너무 재밌게 들었음


- 기사님이 정말 순수히 기사님이라는 전제하에, 이정도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은, Stakeholder들과의 소통을 잘 하고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었음 (G for ESG?)


- 개인적으로 기사님에 대한 감동이 지워지지 않음, 만약 저런 분과 일할 수 있다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음, 전략을 하셔야 하지 않을까.. 중간 중간 무의식중에 섞여 나오는 전문용어들이 심상치 않았음. (Surge라던가, Cap 이라던가, Validate이라던가, API라던가...킹리적 갓심은 더욱 짙어진다)


감상

예전에 아는 MD께서 심사역들 데리고 강의하며, 마지막에 마지막까지 강조하셨던게 있다. "Take the trivials serious, I said, serious." 그러니까 사소한 것들을 절대 놓치지 말라 뭐 그정도로 해석해서, 아 모델링 할 때 수치나 공식 신경써라 뭐 그런건가? 했는데. 나중에 다시 물어보니 그게 아니라, 중요한 것들에 집중한다고 미뤄두거나 배제하는 것들을 시간을 두고 돌아보며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MD 왈, 항상 휴일을 보내거나 여행을 가면, 아침엔 근처 카페나 베이커리로 가서 빵과 라떼를 사며 만나는 사람과 10분이건 30분이건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세상을 모두 알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며, 그나마 정보의 간극을 메우고 진짜 숨겨진 Niche한 단서를 찾기 위해서는, 그 세상에 살고 있는 주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는 것이 유일하다고 했다. 


말인즉슨, 요즘 F&B나 유통업 트렌드를 읽고 싶다면, 선견지명을 얻고 싶다면, 대단한 책을 읽거나 데이터를 뽑거나도 중요하겠지만, 그만큼 현업에서 분투하는 투사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구루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컨퍼런스로 가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갑자기 떠오른 말에, 갑작스런 변덕이 발동해, 멀미도 하지 않겠다, 좋은 기사님을 운좋게 만나, 좋은 이야기를 들었던데다, 타다 넥스트를 탈 때 마다 느끼는 나를 데리러 오는 대형 차량의 마중과 배웅에, 난..난 타다가 좋아요(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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