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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월 Jan 14. 2021

왜 건강한 유튜브 습관은 없을까

1일 1튜브 챌린지를 시작하며

1.

유튜브 많이 보기로는 내가 대한민국 상위 10%에는 들지 않을까 하루 평균 2.5시간 

유튜브코드를 운영하면서 수없이 많은 유튜브를 본다. 대개의 유튜브 콘텐츠가 그렇듯 단순 엔터테인먼트용이 많다. 그런데 내가 바보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의식적으로 생각이란 걸 하면서 보기 때문이다.


2.

대단한 생각을 하는 건 아니고, 그냥 질문 하나를 던진다.

"내 취향은 아닌데 왜 재밌었을까?" "그 브랜드는 왜 저 유튜브 채널에 광고를 줬을까?" "완전 신박한 기획인데 내 콘텐츠에 적용해볼 수 있을까?"


생각 근육이 부족해 답까지 가닿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지만, 힘 없이 늘어져있던 뇌를 잠깐 조여주는 것만으로도 잔상이 남는다.


3.

물론 애초에 남는 게 보장된 콘텐츠들이 있다. 이를테면 책이라든가, 웰메이드 영화라든가.


다만 조건이 있다. 


이 좋은 걸 끝까지 읽어내고 진득하게 시청해 내야지만 남는다. 할 거 많고 볼 거 넘치는 요즘, 쉽지 않은 결심이다. 하다못해 넷플릭스 첫 화면 보려고 결제했단 얘기가 나오겠는가. 한 번 재생하면 2-3시간을 고스란히 써야 하니 넷플릭스 첫 화면 추천목록에서 고민하다가 포기해버리는 '넷플릭스 증후군' 다들 앓아봤을 것.


그런데 이 현대판 햄릿들도 유튜브는 하루에 2시간씩 곧잘 본다. 화장실 갈 때 잠깐, 버스 기다리며 잠깐. 이렇게 10분씩 모여 태산이 된다. 어차피 일상이 되어버린 유튜브에서 조금씩이라도 뭘 건질 수 있다면 남는 장사 아닐까.


내 셈법

[고관여 콘텐츠] 인사이트 밀도 100  X  30일 중 3일 시도 = 300 남기기
vs.
[저관여 콘텐츠] 인사이트 밀도 20  X  30일 중 30일 시도 = 600 남기기 (WIN)


4.

그리고 유튜브라고 해서 딱히 인사이트 밀도가 낮은 건 아니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쉽게 얻을 때 그 가치를 평가 절하한다. 유튜브가 꼭 그렇다. 부담 없이 시청할 수 있고, 광고에 대한 약간의 인내심만 있다면 심지어 무료로도 볼 수 있다. 소위 말해 '저관여 콘텐츠'이기에 기대치가 낮다.


소화하기 쉽다는 특징 때문에 유튜브가 오해를 받는 것 아닐까. 유튜브에는 책이나 영화처럼 긴 호흡의 콘텐츠가 주지 못하는 인사이트가 있다. 영감의 종류가 다른 것이지, 영양가가 덜한 게 아니다. 물론 소화하기 쉽게 만들어진 만큼 호로록 넘겨 버리지 말고 그 맛을 더 면밀하게 음미할 필요가 있지만 말이다.


시청자 참여형 스토리텔링에 대해 눈뜨게 한 레게노 영상 <편의점 알바하면 찾아오는 진상들이 한 번에 다 온다면? ㅋㅋㅋ - 우왁굳의 게임방송>
유학파 아님 주의. 이렇게 감각적인 원맨쇼라니 <배달 음식에 대하여 - 원의 독백>


5.

그런데 갑자기 유튜브에 질문을 던지고 생각을 하라고 하면 쉽지 않다. 잠깐 생각하는 척하다가 이내 멍시청 상태로 되돌아오고 만다.


그래서 능동적인 시청 습관을 들이고자 만든 게 1 1튜브 챌린지. 절차는 이렇다.

1. 매일 밤 자정, 유튜브코드가 오늘의 유튜브를 공유한다.
2. 챌린지 참여자는 영상에서 인상 깊은 부분 캡처하고, 질문이나 생각을 적어 인스타 스토리에 공유한다.
3. 1일 1튜브 챌린지 인스타 계정이 이를 리그램해서 모은다.
4. 14일 모두 인증을 완료하며 참가비 만 원을 환급한다.


주제별로 계정을 나눈다. 'MZ세대의 유튜브 활용법'이라는 주제로 진행한 챌린지.


5.

파일럿은 25명과, 공식 런칭한 1기에는 40명과 함께했다.

피드백을 받아보니, 유튜브 큐레이션에 대한 기대가 가장 강력한 참여 유인이었다. 늘 비슷한 콘텐츠만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벗어나 새로운 유튜브를 발견하고 싶거나, 세부 주제에 대한 콘텐츠는 특히 찾기 어려웠다거나, 아예 유튜브를 잘 안 봐서 이 챌린지를 첫걸음으로 삼고 싶다 등등.


참여를 결정하는 시점(a.k.a. 구매단계)에서의 얘기고, 의도했던 '능동적인 시청'에 대한 진가는 진행하면서 제대로 드러났다. 인증 확인용으로 1일 1튜브 계정에 참여자 분들의 인증을 리그램해 일자별로 묶어두니 다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살펴볼 수 있게 된 것. 남들의 질문과 생각을 보며 자극을 받고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는 피드백이 정말 많았다. 유튜브코드 오프라인 살롱을 통해 구현하고 싶던 것이렇게 라이트한 형태로도 구현 가능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같은 영상을 보고 여러 가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


6.

시점을 좀 더 앞으로 돌려볼까. 1일 1튜브 챌린지를 처음 런칭하기로 했던 날로.


사실 1일 1튜브 챌린지는 유튜브코드의 오프라인 살롱 홍보용으로 시작했다. 저관여 콘텐츠인 유튜브를 보고 거금을 들여 대화를 나눈다는 게 사람들에게는 낯선 컨셉일 수 있다(유료 독서 모임도 불과 5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할 비즈니스였듯). 심지어 내 가까운 친구들도 '주은이가 대체 뭘 하고 다니는 거지...' 하는 마음의 소리가 여기까지 들릴 정도니까. 당연히 광고를 태워도 효과가 안 나오고. 그래서 1일 1튜브 챌린지로 맛보기를 하게 해서 유튜브코드의 효용을 알릴 셈이었다. 인스타를 인증 수단으로 삼은 것도 참여자들이 마케팅 역할을 대신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웬걸. 유튜브코드 오프라인 살롱에 참여하지 않았던 사람들, 지인이 아닌 사람들이 파일럿의 90%를 채웠다. 이들에게까지 유튜브코드의 효용을 설득한 것이다. 일단 부담 없는 가격과 라이트한 참여 방식이 속는 셈 치고 한번 발을 들여놓게 하는 치트키였다. 참여 이후의 반응은 말할 것도 없고.. 양질의 콘텐츠를 큐레이션 해준 구독료라 생각한다며 환급비 만 원을 기부하시는 분도 있었다(처.. 천사)


기대했던 마케팅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같은 길이의 기간 대비 인스타 팔로워가 3배 가까이 늘었다. 유튜브코드를 태그한 스토리를 14일간 올리니 참여자들의 지인들이 클릭해보고 흘러들어온 것이다. 아무리 만족도가 좋았다 한들 진심 어린 후기 받는 게 세상 어려운 일인데, 챌린지는 참여 인증샷이 그대로 후기가 된다. 소셜에서의 유튜브코드 언급량이 수직 상승했다.


환급률은 50% 내외. 수익도 되고, 마케팅도 되고, 대중적이다. 더 키우지 않을 이유가 없다.


7.

사실 오프라인 살롱을 운영하면서 부침이 많았다. 참여자 분들의 만족감과는 별개로, 그간 4개 기수를 오픈했는데 코로나로 3번 연기가 됐고, 4기는 무려 두 달이나 미뤄졌다. 이탈이 거의 없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리고 이 상황이 또 언제 반복될 지 모른다. 확실한 불행보다 불확실한 희망이 사람을 참 미치게 만들더라.


온라인으로 하는 한밤의 키보드 살롱, 기업 교육용 상품 등 여러 시도를 하다가 이제야 저기 어스름하게 빛이 보이는 것도 같다. 이번엔 진짜 광명이길.


이미 1일 1튜브 챌린지로 3단계 성장 계획까지 세우며 정초부터 김칫국을 드링킹했다. 이거 다 할 생각에 간만에 내적 흥분 상태다. 1월 19일부터 시작하는 이번 기수에 대해 내부적으로 세운 모객 목표를 달성하면, 그 3단계가 뭐였는지 2주 후에 상세히 기술하리 (안 쓰면 달성 못 한 것이니 묻지 마옵소서...)


3단계까지 다 밀고 가볼 수 있도록, 아래 챌린지 한번 참여해보세요! 1월 19일부터 시작합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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