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친구의 기억
어린 날 친구의 기억은
나의 생각보다 더 깊었고, 성실했다.
자꾸만 딴생각 속에 뛰쳐나가는 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며 꽃이 피는 뒤뜰에서 얘기를 나누었다.
목련이 피고, 눈에 피는 생각들을 나누곤 했다.
투명하고 정직해서 믿을 수 있는 친구는
희망을 나누어 주어서 희망을 받을 수 있었다.
더 필요한 것이 없어
참 좋았다.
시간은 누군가에게 공평하다.
사회에서 서서히 가면을 쓰고
그곳에서 각자의 공간에서 성장을 하며
다른 모습으로, 또 다른 길로 가다 보니
어느샌가. 가면의 모습이 나의 모습이 되었고
그 모습 뒤에는 어린 날의 모습을 찾을 수가 없게 되어 버렸다.
그랬었나 하며 기억도 스멀스멀 지워지게 되면
이제 다른 모습의 친구에게
익숙해 져야 하고, 지금의 내 모습도 다르게 되어버렸다.
한번 사귀면 끝나버리는 친구는 없다.
수도 없이 다른 모습의 친구를
또 마주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