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월할 만큼 어느 분야에 몰두한 적이 있었던가?
몇 해 전, 요가를 마치고 요가 선생님 그리고 멤버들과 함께 차를 마시던 어느 날이었다. 그날 대화의 주제는 각자하고 있는 일과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이야기로 흘러갔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 옆자리 요가 선생님께 무심결에 속삭이듯 나의 고민을 털어놓았다.
"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오히려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볍게 웃으며 던진 말에 묵직한 대답이 날아왔다.
"그건 집중력의 문제 아닌가요?"
머리가 띵 하고 멍해졌다.
나는 나 스스로를 줄곧 [호기심이 많은 사람]라고 정의해 왔다. 한 곳에 머무르기보다 여러 시도를 하며 사부작거리는 것이 나의 성격이라고. 그런데 어쩌면 이렇게 정의 내려버린 것이 나를 스스로의 한계에 가둬버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무언가에 진심으로 몰두하기도 전에 내가 이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을지 그리고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그 불확실성에 대한 도망가버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었다.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깊게 공부하고, 수련하고, 몰두한 사람에게서만 그 사람만의 생각이 차오르고 개성이 뿜어져 나온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탁월함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나는 탁월할 만큼 어느 분야에 깊게 몰두한 적이 있었던가?
그렇게 나는 나를 '끈기 있게 몰두하는 사람'으로 정의하기 시작했다.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몰두하고, 도달해 보기로. 절박함 끝에 목표한 바를 쟁취하기로 했다. 그 과정이 두렵고 무섭게 느껴진다면 도움을 청하고 배워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