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comfortable Paris
샹젤리제 거리의 한편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 우리를 안내한 자리는 작은 2인석이었다. 과연 요리를 올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미리 세팅해 둔 커트러리와 물 잔들만으로도 벅차 보이는 조그만 테이블이었다. 식사 중에도 혹여 포크를 든 팔로 물병을 건드리진 않을까 조심스럽게 먹어야만 했던 자꾸 신경 쓰이는 프랑스의 2인 테이블. 파리의 첫인상.
열 시가 넘도록 해가 지지 않는 밤과, 긴 식사시간과는 달리 유난히도 짧던 보행신호시간까지도 조금씩 익숙해지고, 메트로가 아닌 버스를 타며 창밖 풍경을 즐기기 시작할 무렵, 우리는 다시 그 테이블 앞에 앉아 있다.
팔을 뻗으면 얼굴이 닿을 듯하고, 서로의 표정과 몸짓, 말투 하나하나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거리에 앉아 함께 저녁을 먹는다. 동작은 섬세해지고, 시선은 넓어지고, 마음은 광활해진다. 파리에서 보내는 시간이 쌓이면 어느새 좁은 테이블의 불편함은 친밀감으로 변해간다. 그리고 작은 테이블이 더 큰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작은 테이블 앞에 앉아 있는 우리의 가까운 거리가 무척 마음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