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태어나던 날, 산부인과의 천장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천장을 바라보았다. 잠이 오질 않았다.
가족분만실에 울려 퍼진 아기의 울음소리와 '고생했어'라고 말하며 아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다 끝내 함께 울어버렸던 그 순간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기 때문이다. 27시간의 유도분만 끝에 튼튼한 아이를 낳은 아내는 링거를 맞고 먼저 잠이 들었고 아기는 처음으로 엄마 뱃속이 아닌 세상에서의 밤을 맞이하게 되었다. 나는 불 꺼진 병실의 천장을 바라보며 정말 좋은 아빠가 될 거야. 좋은 남편이 될 거야. 수백 번, 수천 번 다짐을 했다. 그렇게 우리 셋의 첫 페이지를 쓰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