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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일상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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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re May 09. 2023

일상단상 #7. 백합을 좋아하는 너



백합을 좋아하는 너.

봄이 되면 커다란 백합 다섯송이를 사와

둥글고 긴 화병에 넣어 거실에 두었던 너.


진한 향기에

현관 앞부터 코끝이 싱그러웠던 4월.


간혹 백합을 라일락이라고도 불렀던 것 같은데.

그래서 나는 지금도 라일락 하면

여전히 크고 하얀 꽃이라는 생각이 든다.


골목길을 지나다

하얀꽃이 가득 피어난 나무를 보면

그 나무 아래 한참 서서

뒷목이 찌릿하게 당길 때까지

꽃봉오리를 올려다본다.


아마도 목련이었을게다.


목련과 라일락 그리고 백합은

나에게 같은 의미다.


네가 좋아하는 꽃.

봄에 피는 크고 하얀 꽃.


네 덕분에.

올 봄에도 나는 가던 길을 멈추고,

꽃의 이름을 묻는다.



-

'라일락 꽃잎이 떨어지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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