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emonfresh
May 25. 2024
아침저녁 지나는 길목
오월이 어느새
무성한 잎새 사이로 저물고 있다.
나는 무념무상
아무런 그리움 간직한 것 없이
길을 지난다.
그래도 아직
장미가 피어있는 동안은
너를 생각하겠다.
오지도 않을
또한 기다리지도 않는
너를 생각하겠다.
* * *
무심한 세월이 흘러갑니다. 그 속에 잎이 피고 꽃이 피고 꽃이 집니다. 내 생활은 대부분 자잘하고 일상적인 일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나는 무얼 좇아 살고 있는지 나 자신도 잘 모릅니다. 그저 하루하루 지나다 보면 문득 지난 일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다시는 만나지 못할 세상을 떠난 분을 생각하기도 하고, 또는 어디에 있는지 알아도 만나지 않고 그냥 살아갈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지난봄은 아름다웠습니다. 그래도 가는 봄이 아쉽지는 않습니다. 오는 여름을 굳이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지난봄에 꽃과 잎이 피어났듯 여름은 여름대로 장마든 더위든, 마땅히 그러해야 할 섭리가 있겠지요.
다만 아침저녁 지나는 거리의 해마다 되풀이되는 계절의 변화를 아무런 근심 없이 바라볼 수 있기를 희망할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