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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나의 인생 2막, 아파야 산다

(경남 창원시_ 호스피스 방미애 편)

by 캘리그래피 석산

젊은 날 합창단 활동과 노래에 취미가 있어 무대에서 버스킹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웃고 울었던 시절의 기억들.. 단연 그때가 내 생애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는 방미애 씨...

Screenshot_20251202_175618_KakaoTalk.jpg 늘 긍정적이고 젊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방미애 씨

세월은 흘러 회갑을 맞은 어느 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고 한다. 폐암선고였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가는 느낌이 이런 걸까? 주치의는 폐암초기라 폐 일부를 절제수술을 하게 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말에 조금은 안심이 됐다고 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나, 한 달 넘게 속이 메스꺼워 음식섭취도 제대로 못하고 아침마다 헛토악질로 힘든 나날을 보내면서 섭생에 신경 쓰며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병원을 찾았는데 폐 주변 겨드랑이 쪽에서 폐암 전이가 진행되고 있다는 충격적인 말을 듣고 또 한 번 시련이 찾아왔으나 조기발견으로 또 한 번의 폐 절제수술로 인해 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됐다고 한다.


수술 후 10년이 지난 지금은 폐암완치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폐 절제수술로 15년 넘게 활동한 합창단 일도 접게 되었다는 미애 씨는 생명의 존엄성을 공부하며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실천하는 웰 다잉(Well-Dying: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존엄하고 품위 있게 마무리하는 것을 의미. 단순히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삶을 더 가치 있게 보내기 위한 준비와 태도를 말함.)에 심취하면서 말기 암환자를 케어하는 호스피스(hospice) 일을 하고 있다.

나의 인생2막 아파야 산다1920.jpg 아픈 상처를 딛고 이겨 낸 방미애 씨의 인생후반부의 좌우명이다.

삶의 끝을 지켜준다는 것은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미애 씨가 암이란 놈을 먼저 만나 치유까지 고통의 시간을 잘 알기에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미애 씨는 "나의 진심 어린 정성의 손길이 반딧불만한 불빛이라도 말기 암환자들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고, 이 길이 비록 힘들지언정 건강이 허락되는 한 최선을 다해 보살피고 싶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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