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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면 Sep 22. 2022

12. 물면 안 돼

산타할아버지가 무는 냥이에겐 선물을 안 주신대

야옹이는 꽤 입질이 잦은 편이다.

나도 아빠도 예뻐해 주려다 몇 번이나 물리거나 할큄당했다.

그럴때면 어쩔 수 없이 속상해진다.

야옹이의 진짜 속마음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공격받은 거니까.

얼마 전 아빠가 손가락에 피가 흐를 만큼 꽤 깊게 물렸다.

간식을 주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려는데 콱 물었다고.

지켜봤을 때 아빠의 손길은 나보단 훨씬 서툴다.

놀라지 않도록 손등을 먼저 보여주고 쓰다듬는다는 과정이 없다.

하물며 내 손보다 크고 딱딱하니 야옹이로서는 순간 자길 때리려 한다고 여기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야옹이의 잘못은 거의 없다.

우리가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니 아빠는 야옹이 편만 든다고 생각했는지 한동안 삐졌다.

이제 야옹이가 오지 못하게 대문도 현관문도 꼭꼭 닫아놓겠다고 했다. 하루도 못 갔지만.

다시 찾아온 녀석에게 대일밴드를 붙인 손으로 간식부터 주는 아빠.

야옹이가 무는 본능을 없앨 수 없듯이 이젠 우리도 녀석을 영 떨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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