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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면 Mar 27. 2024

마음속 빈칸

22년, 12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급작스러웠고, 모든 것이 혼란했다.

주위에 여러 사람이 있었지만 나는 오롯이 혼자였다.

감당해야 할 슬픔과 분노가 주체되지 않았다.

깊고도 깊은 구덩이가 매 순간 나를 집어삼켰다.

아무나 붙잡고 묻고 싶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요?

시간은 흘렀다.

묻고 싶은 질문은 바뀌어 갔다.

이제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답 없는 문제에 굳이 답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웃고, 친구를 만나고, 울고,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싸우면서.

그러니까, 삶을 살면서.

이제나마 정리할 용기가 생겼다.

그저 공백으로 남겨 두었던 빈칸들을 뒤늦게라도 채우려 한다.

감사하게도 애써 잊고 버려두기로 작정했던 이곳에 찾아와 글을 읽어 주시고

라이킷으로 마음을 표시해 주시고 간 흔적을 보니 더더욱 그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삶을 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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