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마음이란…
* 아래에 서술된 "할머니"는 외할머니이십니다.
글의 이해를 위해 적어놓습니다.
우리 할머니는 매해 음식 재료들을 택배로 보내신다.
음식이 아니고 "재료"다.
고추, 고추장, 김치, 무말랭이, 버섯, 감자, 고구마 등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부터 조리해서 먹어야 하는 것까지 지 보내신다.
그 메뉴는 매일 달라지는데 오늘은 고추와 말린 버섯, 말린 콩, 옥수수와 부추가 도착했다.
우리 엄마는 그걸 보자마자
"아우 자꾸 이런 걸 보내, 누가 못 먹고살았어?
이걸 왜 보내...
아프다는 사람이 앉아있을 것이지 기어 다니면서 이걸... 어우 진짜..."
순간 내가 했던 말을 엄마가 똑같이 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저녁을 먹고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아까 내가 하던 말을 똑같이 하더라?"
그걸 듣고는 엄마는 이렇게 말했다.
"이거 너한테 배운 거야!! 난 그래도 할머니한테 얘기하진 않았지!!
말하면서 나도 알았어. 네가 하고 있던 말을 똑같이 하고 있더라고"
그렇다.... 나도 엄마에게 똑같이 말했었다.
굳이 필요하지도 않는데도
우리 엄마는 옷을 사다 주고,
피곤한데도 밥을 꼭 차려주려 하고,
퇴근하면서도 밥은 먹었는지, 오늘은 뭐가 먹고 싶은지,
계속해서 물어봐주신다.
밥은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내가 해 먹는 게 제일 편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엄마는 엄마가 해준 밥을 오래도록 자식에게 먹이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 할머니는 8남매를 키우셨다.
고작 두 형제를 키웠던 우리 엄마도 어떤 자식에겐 뭘 해줬고, 뭘 못해줬는지가 평생 남는데
이미 두 자식을 떠나보내신 우리 할머니는 어떤 마음으로 이 택배를 보내셨을까.
사실 마지막 20대인 작년까지만 해도 이런 관심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 곧 서른이 되자, 나의 안부를 언제나 물어봐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 축복이면서 "그것이 가족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만 그랬으리라.
오래 떨어져 지낸 아버지도 오랜만에 전화하면 항상 똑같이 얘기하신다.
그런데 꼭 술을 먹고 전화하시더라. 아들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취기에 오른 용기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부모의 마음은 언제나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글을 최근에 본 적이 있다.
같은 마음이라 생각하며 공유하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