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일상을 채워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러려면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는지부터 떠올려야 했다. 곰곰이 생각한 끝에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키워드를 적어보았다.
공감.
공감하고 소통하는 것이 좋았다. 어린 시절, 나에게 공감과 소통의 매개체는 라디오였다. 그래서 잘 때까지 라디오를 들었고, 성인이 되고 라디오 기기가 대부분의 가정에서 사라졌을 때도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라디오를 듣곤 했다. 그 안에서 오고 가는 사연과 목소리, 음악이 공감과 소통으로 느껴졌다. 나 스스로가 공감능력이 뛰어난 사람인지, 타인에게 관심이 많은 사람인지는 정말로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라디오에 빠진 시점부터, 사람과 공감하고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일을 평생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고등학교 시절 방송반 활동을 하면서내가 직접 쓴 대본과 준비해 간 음악으로 전교생의 점심시간을 채웠던 기억은 아직도 가슴 벅찬 추억이다. 대학 시절 비영리 지역 라디오 채널에서 잠깐 일하기도.
창작.
최근에 이력서용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다가 나를 한 줄로 표현하게 됐다. 현재까지 했던 업무를 요약하자면 '000 하는 마케터’,’ 000인 홍보 전문가’ 같은 타이틀이어야 하는데, 내가 바라는 것은 그 타이틀이 아니었다. 나는 어떤 식으로든 무엇인가를 창작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었다. 에디터, 편집자, 글 쓰는 사람과 같은…
공간.
이건 좀 애매한 키워드지만 일단 다 적어보는 데 의의를 두고 남긴다. 공간이 주는 충만함을 좋아한다. 마음의 안정과 적당한 고독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서 일어나는 몰입에서 자주 행복감을 느꼈다. 지적인 성취, 마음의 치유를 얻을 수 있는 공간. 보통 환경이 잘 조성된 카페였지만, 카페가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든 이런 공간을 직접 만드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나의 일상을 채워갈 소소한 행복이나 취미, 성취도 대체로 위의 키워드 안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싶다. 혹시라도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선택의 기준과 방향키가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키워드는 앞으로도 업데이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