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자라서 별일 아닌 것들을 뜯어먹으며 살거라고.
"친구야, 너는 (아이에게) 어차피 잘해줄 것을 고민하고 있다."
*중이염 때문에 잦은 통원 치료, 두 번의 수술을 할 때마다
엄마가 약을 복용하려면 잘 먹어야 한다며 흰 우유 대신 '딸기 우유'를 사줬던 것
*중이염 수술 전 자정부터 시작될 금식 전,
퇴근 후 아빠가 급하게 아무렇게나 싸온 김치만 든 김밥을 먹었던 것
*엄마가 여름마다 미숫가루를 타 주고 맛있게 먹었던 것, 수박 한 통을 사서 나눠 먹었던 것
*아빠 퇴근 전 엄마가 멸치볶음이나 된장찌개 하는 걸 미리 맛보고,
복도에서 아빠 오토바이가 도착하길 기다렸던 것
*아빠가 늦게 퇴근할 때면 붕어빵이나 메로나/비비빅 아이스크림을 사왔던 것
*소풍날 엄마가 새벽에 김밥을 말고 있으면 아침밥으로 김밥을 먹고, 점심시간에 친구들과 김밥을 하나씩 바꿔 먹었을 때 우리 엄마 김밥이 제일 맛있었던 것
*나와 언니가 남긴 음식을 아빠가 다 먹어줬던 것
*아침에 부엌에서 밥솥의 '짤랑짤랑' 소리가 나는 것으로 잠이 깼던 것
*여름휴가 때 야외에서 엄마가 만든 장아찌를 곁들어 가족끼리 삼겹살을 구워 먹었던 것
*부드러운 감촉의 내복을 입고 잤던 것
*아침에 일어날 때 팔다리를 쭉쭉 늘리고 당기며 엄마, 아빠가 깨워줬던 것
*겨울 옷을 껴입을 때마다 손끝을 잡으라고 엄마가 가르쳐 줬던 것
*내가 묶은 신발끈이 자꾸 풀리면 길에 서서 아빠가 끈을 두 번 단단히 묶어줬던 것
*아빠의 오토바이를 타고 앞머리를 휘날리며 동네를 슝~ 돌았던 것
*차에 탈 사람이 6명 이상이면 조수석에 있는 엄마 무릎이 막내인 내 자리였던 것
*엄마, 아빠 양손을 잡고 계단을 날아서 내려온 것
*차에서 멀미할 때 온 가족이 멈춰, 내가 토를 다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차에 다시 탔던 것
*"우리 딸은 산을 잘 타네"라는 말을 들으면, 부모님보다 더 앞서 산행하려 했던 것
*가족끼리 배드민턴을 치던 기억, 한쪽이 더 못 쳐야 그림!
*엄마가 세탁해준 섬유유연제 냄새가 나는 체육복을 입고, 선선한 가을날 등교하던 것
*학교에서 해마다 수련회를 가면 아빠가 왜 전화 한 번도 안 하냐고 서운해 했던 것,
그 다음부터는 공중전화로 연락을 드렸던 것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 면접을 보러 갔는데, 들어가기 전 뒤돌아보니 아빠가 손 흔들어줬던 것
어른들은 자극적인 경험을 갱신해야 자족하지만
아이들은 일상적인 것들이 가장 자극적인가 봅니다,
행복하다고 생각할 만큼.
"너는 어차피 아이에게 잘해줄 거고,
아이는 자라서 네가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뜯어먹으며 살 거라고.
그것이 행복한 기억이 되어
너의 어른을 다시 돌볼 거라고."
이 글이 당신의 삶에도
도움과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좋아요(라이킷)와 구독하기로 반응을 보여주신다면
다음 편을 제작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