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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y Mar 20. 2024

#2. 노트 만드는 심리상담사

11년 차 심리상담사의 커리어 Re:design이야기

나는 11년 차 심리상담사이자 8년 차 두 아들의 엄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교육하는 기업교육강사로 일하다가 어느 날 출근길 화장하며 거울을 보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지금과 같은-삶을 살면 10년 후에 나는 행복할까?'

답은 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답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회사를 다니며 내 심장을 뛰게 하는 일을 찾았고, 그 일을 위해 학위가 필요하겠다는 판단하에 대학원에 진학했다.

석사에서 전공한 상담심리학은 내 성격, 적성, 가치관과 딱 맞는 학문이었다. 공부하는 내내 (힘들었지만) 너무 재밌었고, 이렇게 학창 시절에 공부할 걸.. 후회되기도 했다.

석사 졸업 후 약 10년 간 대학교 심리상담센터에서 대학생 진로상담과 교육을 했다. 20대에 정체성과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터라 더 애착이 가는 대상이었고, 주제였다.

그러다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친구 한 명이 "내 인생은 아이를 낳기 전과 낳은 후로 구분된다."라고 했었는데, 아이를 낳고 보니 진짜 그랬다.

내 삶과 정체성, 일상이-심지어 나의 커리어도-아이와 함께 재배열되었다.(되어야만 했다. 가 더 정확하다.)

이전과 같은 커리어를 유지하려면 아이를 기관에 보내거나, 부모님 도움을 받아야 했고, 그렇지 않으면 이전에 커리어를 놓거나 변형이 이루어져야 했다.

나는 아이와 함께하는 엄마의 삶에 집중하는 것에 방점을 두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커리어를 유지-프리랜서-하며 전업맘의 삶을 택했다.

그러다 2020년 발생한 코로나는 다시 내게 물었다.


"심리상담의 핵심은 대면상담인데, 대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어떤 변화를 모색할 것인가?"

"현재 프리랜서의 삶은 시간관리가 자유롭지만, 늘 고용불안에 시달리는데, 언제까지 불려야 움직이는(다시 말해, 을의 입장으로 사는 것) 상황에 있을 것인가?"

"10년 후(40대 중반-50대 초반)에도 나는 이 일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다시 말해 출산과 육아, 코로나는 내게

"나라는 사람은 앞으로 어떤 삶을 살 건인가"라는 질문을 물어오고 있었다.


결론적으로 저 거대한 고민을 통해 나는 내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를 나는 리디자인(Re:design)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2-3년에 걸쳐 내가 내린 결론은


"나는

- 일상의 언어로 상담을 전하고, 스스로 마음 돌봄이 가능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이다.

-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인생의 성장을 돕는 일을 한다.

-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며, 나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를 연결하는 일을 모색한다.

- 이를 위해 다양한 모임(독서모임, 그림책테라피)과 도구(마음돌봄kit)를 제작한다.

라고 정리해 보았다."


제목에 "노트를 만드는 심리상담사"의 노트는 최근 텀블벅으로 펀딩을 시작한 마음 돌봄 도구인데, 엄마의 마음 돌봄과 성장을 위해 만들어졌다.

지인들이 보면 '뜬금없이 웬 문구? 웬 노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내 인생이 내게 걸어온 질문에 대한 답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왕진지ㅋ)


앞으로 브런치에 심리상담사인, 두 아이의 엄마인, 40대에 진입한 여성으로 인생을 Re:design한 과정을 나누려고 한다.


방구석에서 아이 둘 키우며 진행된 이 작은(하지만 치열했던) 이야기가 누군가의 삶에 가닿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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