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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랑 Apr 24. 2023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못 하는 사람

순간 집중력이 뛰어난 걸까?


"한 번에 한 가지밖에 못해요"


나는 멀티가 안 되는 사람이다.

한 번에 절대적으로 한 가지밖에 못 한다. 

두 가지 이상의 일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어느 한 가지 또는 모두가 다 엉망이 된다.




원래 심리학적으로나 뇌 과학적으로 인간은 멀티를 할 수 없는 게 정상이고

멀티태스킹을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실제론 멀티를 하는 게 아니라 '스위치 태스킹'을 잘하는 것이라 한다.

즉, 첫 번째 일을 할 때 집중했다가 두 번째 일로 넘어갈 때 on/off가 잘 되는 것이라고. 






"주변이 안 들리고 안 보이는 수준?"


나는 한 번에 한 가지밖에 집중을 못 하니 일상에서 문제가 된 적이 꽤 있다.

특히 가장 빈도가 잦은 일이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거나 다른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에게 말을 걸면 인지하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

거의 아예 안 들리는 수준이라 남편을 당황시킨 적이 꽤 많다.


그럴 때면 남편은 아무리 하던 일에 집중한다고 해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 하나도 못 듣냐'고 신기해한다. 

나도 내가 신기하다. 

하나에 집중하면 주변의 어떤 상황도 눈과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게.






"대중교통에서의 나의 문제"


이런 나의 특성 <?>이 순간적인 집중력이 좋아서 그런가 싶으면서도

단순히 하나에 집중하면 주변을 못 보는, 좁은 시야각을 갖고 있는 건가 싶다.


지하철에서도 휴대폰에 집중하고 있다 보면 

(특히 누군가와 톡을 주고받고 있을 때나 무언가 집중해서 읽고 있을 때)

내릴 역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휴대폰으로 지하철 어플로 도착 알림을 설정해 놔도 소용없을 때가 있다는 게 신기하다.


이쯤 되면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 

다음번에는 너무 한 곳에만 몰입하지 말고 어디 다닐 때는 주변을 좀 보면서 다녀야지 하면서도

막상 그때가 되면 또 나는 내릴 역을 놓치고, 주변을 캐치하지 못하고 있었다.


주의력이 산만하거나 성인 ADHD도 아닌데 왜 그럴까?

평소에 긴 글을 못 읽거나 계획적인 일을 못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그냥 단순히 멀티를 못하고 한 가지에 집중하면 너무 몰입도가 강해서 그런 걸까?






"어쩌면 스마트폰의 문제일지도?"


오늘도 지하철을 타고 서울에서 인천까지 왔다 갔다 하는 중

갈 때도, 올 때도 두 번이나 내릴 역을 놓쳐버렸다.

이런 식으로 시간을 허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닌지라 

자괴감을 느끼는 한편 실소마저 나온다.



어쩌면 어떤 문제가 아니라 

이 모든 게 너무 스마트폰에 몰입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다.



부디 다음번에는 내릴 역을 놓치는 일이 없기를.

대중교통 이용 시에는 휴대폰을 좀 내려놓고 

주변을 좀 더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휴대폰의 이야기 대신

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도 조금 더 귀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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