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건국전쟁' 개봉 다이어리 5편
'대한민국 여성 투표권의 출발이 언제인지 아시나요?'
얼마 전 유튜브 검색을 하다 한 여성단체가 광화문에서 피켓을 들고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아직도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단체가 광화문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한다는 사실이 놀라웠지만, 그보다 더 놀라웠던 것은 그들이 외치는 주장이었다. 그것은 그들이 지닌 역사 인식에 대한 무지였다.
영상 속에서 촬영자로 보이는 사람이 시위를 하는 여성에게 다가가 이렇게 물었다. "지금 시기 주한미군 철수를 외치는 이유가 뭔가요?" 그러자 피켓을 가슴 위로 들면서 의기양양하게 한 여성 시위자가 대답했다.
"미군이 잘한 게 뭐가 있나요?
그리고 한반도에서 미군은 한 번도 철수한 적이 없어요.
미군이 없으면 안 된다고 말들을 하지만, 철수한 적도 없으니까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순간 소름이 끼쳤다. '주한미군이 철수한 적이 없다'고?! 이게 무슨 소린가? 20,30 젊은 여성들의 역사 인식이 이렇게 일천할 줄은 몰랐다.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1년 전인 1949년 6월, 당시 미국은 군사고문단 5백 명 정도를 남기고 모든 미군 지상병력을 철수했다. 조금만 역사 공부를 제대로 했다면 쉽게 알 수 있는 내용이다. 그건 바뀔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그걸 모르고 '주한미군 철수를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 철수도 한번 해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1949년 미군 지상병력의 전면 철수는 한반도에서 군사력의 균형을 무너뜨렸다. 동시에 북한, 중국 공산당, 소련으로 하여금 자신들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켜도 미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강한 인상을 줬다. 그로부터 1년 후 김일성의 무모한 남침이 시작된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1949년 당시 국회 내에서도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승만 정건에 반대하는 좌파 국회의원 40여 명은 '미군철수 요구안'을 국회에 상정시켰다. 역사는 스스로 자신을 방어하고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 국민들에게 어떤 비참한 결과가 일어나는지를 사실로 증명하고 있다. 미군철수 요구안이 국회에 상정되고, 미국 반대 집회가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한반도에서 발을 빼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덧붙여서 오늘날 여성단체들이 지니고 있는 지나친 이념 지향적 활동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이데올로기에 매몰되면 진실은 실종되는 게 당연한 일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서는 객관적 사실조차 눈을 감아 버린다. 누구보다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할 사회단체들이 그런 오류에 빠지는 것은 건강한 시민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적어도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정치 집회라면 자신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타당하고 논리적인지 검증을 했어야 한다. '주한미군 철수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여성단체의 발언은 유튜브로 공개되기 전에 반드시 걸러져야 했던 내용이란 뜻이다. 그런 여과 장치가 내부에 없다는 것 또한 부끄러운 일일 것이다. 윤미향 사태에서 보이듯이 여성단체들의 맹목적 이념 추구, 사회적 갈등 조장 등이 계속해서 비판의 도마에 오르고 있는 이유다.
"조선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는 계집아이들이다." (이승만)
이 말은 이승만의 인간관을 여실히 보여주는 말이다. 이승만을 잘 모르는 사람들, 특히 거짓에 기초한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좌파 역사학자들은 이승만이 갖은자들, 부자들을 위한 정치를 했다고 하지만, 실제로 그는 철저한 민중 지향적 정치인이었다. 누구보다 약자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조선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는 계집아이들이다'라는 말의 배경에는 이승만이 지닌 약자, 여성에 대한 관점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현재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영화 '건국전쟁'에서도 대한민국 여성의 권익에 누구보다 헌신했던 이승만의 삶을 다루고 있다. 물론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부정적인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갑자기 이승만이 여성인권 운동을 했다는 말에 놀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도 이승만의 행적을 추적하기 전까지는 몰랐던 일이다. 하지만 그건 부정할 수 없는 객관적 사실이다.
1910년 이후 나라를 잃은 조선의 한인들은 생계를 위해서 하와이로 이주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 대부분의 한인들이 정착한 곳은 하와이 8개 섬 곳곳에 흩어져 있는 사탕수수 농장이었다. 한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의 권위주의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다 보니 여성에 대한 권익이나 여성 인권은 생각할 수도 없는 비참한 상황이 계속됐다. 그래서 심지어 여자 아이가 태어나면 그냥 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남자아이보다 힘이 약한 여자 아이를 길러 봐야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노예나 인신매매처럼 여자 아이를 돈을 받고 팔아 버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가난과 무지가 낳은 비참한 일들이었다.
당시 여자 아이들이 처한 비참한 소식을 듣고 하와이 섬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여자 아이들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던 인물이 바로 이승만이었다.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서는 교육으로 힘을 길러야 한다는 그의 교육철학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약자에 대한 평소의 그의 생각이 더해지면서 여성 인권에 대한 사상이 싹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일화들 중에는 이승만이 미국인에게 여자 아이를 팔아넘겼다는 소식을 접하고 곧바로 그녀가 머물고 있다는 여관으로 찾아가서 미국인과 난투극을 벌이고 경찰을 부르는 소동을 일으켰다는 자료도 존재한다. 덕분에 그날 미국인에게 노예처럼 팔려갈 운명이었던 여자 아이가 극적으로 구출되기도 했다. 한국인들에게는 여성 인권이 뭔지도 모르는 20세기 초의 일이었다.
그의 여성 존중 사상은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1915년에는 하와이 한인들을 설득해서 여자 아이들만으로 구성된 학교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그것이 바로 하와이 최초의 여성 학교인 '한인여학원'이다. 'Korean Girls Seminary'라는 이름의 여학교는 이승만의 여성 인권에 대한 진보적인 사상이 당시로서는 얼마나 급진적이었는가를 잘 알게 해주는 사실이다.
이승만의 여성 인권에 대한 사상은 1948년 여성 투표권으로까지 이어진다. 당시 여성에게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은 극소수였다. 실제로 여성 인권은 고사하고 양반과 노비 사이에 차별도 존재했던 시절이었다. 이런 전 근대적인 시대 속에서 이승만은 여성에게도 투표권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그것을 1948년 실현시켰다. 1948년 5월 10일 실시된 제헌의회 국회의원 선거에서부터 대한민국 여성들은 자신의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었다. 말 그대로 이승만이 여성에게 준 가장 커다란 선물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황은 인권의 선진국이라 불리는 서구 사회에서 여성 투표권이 사회적 갈등과 여성들의 참정권 투쟁을 통해서 얻어진 결과라는 사실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1944년 프랑스가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했고, 심지어 스위스의 경우에는 투표권 논쟁이 정리된 1971년에 가서야 여성에게 투표권이 부여됐다. 대부분의 서구 선진 사회에서도 여성들은 투표권을 얻기 위해 거리로 나가 투쟁했고, 수많은 여성들이 투표권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갇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그에 비하면 대한민국 여성들의 투표권은 말 그대로 거저 얻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영화 '건국전쟁'에서는 이와 같은 내용들이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이처럼 대한민국 건국의 과정 하나하나를 면밀히 살펴보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번영의 토대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성공하는 기업, 번영하는 국가가 아무런 이유 없이 그냥 발전하는 것은 없다. 그 발전의 뿌리에는 누군가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숨죽여 땀 흘리고 노력하고 자신을 희생한 역사가 살아 숨 쉬는 것이다.
근거 없는 이승만 비판, 거짓에 기초한 이승만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 왜곡을 이제는 바로잡을 때이다. 영화 '건국전쟁' 제작진 역시 객관적 사실과 시각적 증거 자료 등을 토대로 대한민국 건국의 역사와 이승만에 관한 잘못된 평가를 바로잡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극장 개봉을 위한 개봉과 홍보비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뜻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 하루빨리 영화 '건국전쟁'이 극장에서 개봉되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거짓의 이데올로기라는 미몽의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이 오길 바란다.
후원: 국민은행 878301-01-253931 김덕영(다큐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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