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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봄 Mar 17. 2024

누군가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대하여

가장 어려운 것 - 결국, 스스로를 인정해주는 것

나는 누군가의 인정과 평가에 다소 민감한 편이라고 인정한다.

꼭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기 위하여 무언가를 시간과 마음을 들여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인정받는 말 한마디에 큰 힘을 얻을 때가 종종 있어 그런것들에 난 영향을 꽤 받는 편이구나 싶다.

내가 그런것에 크게 힘을 얻기도 하기 때문에, 그리고 내 성격상 주변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인정해주는 것도즐기고 (상대가 부끄러워해도 잘도) 자주 하는 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인정한다, 주변의 누군가가 인정받을 때 함께 인정하며 웃지만 가끔 속으로는 시기할 때가 있다. 그 시기와 질투는 작게 시작해도 매우 음습해서 마음을 금세 그늘지게 만든다.


최근 누군가의 인정, 평가를 대하는 주변 타인들의 제각기 매우 다른 태도를 겪으며 스스로 매우 답답함을 느끼게됐고, 나의 그것을 한번 더 생각해보게 됐다.

사실은 나는 이도 저도 제대로 못하는 듯한 내 자신이 싫었던 것 같다. 사실은 나도 그(A)처럼 타인의 인정에목마르고 민감하여, A가 하듯 나의 노력이나 능력을 드러내듯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소위 아부떨듯 상대를 기분좋게 만들고도 싶은데, 하지못한다.

(그렇게 하는게 좋지 않아 보이면서도 실은 어느정도는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양가의 감정이랄까.)

그렇다고 다른 이(B)처럼 타인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개의치 않고, 스스로의 생각과 뜻대로 행동하고 싶은데 그건 더욱 하지 못한다.

A와 B를 바라보며 나는 고백하자면 나 자신이 바보같이 느껴지고 답답했다. 가끔은 이것도 저것도 하지 못하고 그냥 지금 이 상태로 답답하게 웃고만 있는 것 같았다. 사실은 즐겁지 않으면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보라색 꽃도 제각기 다 다른 보라색으로 피어난다.


그런 내 모습이 답답하여 어찌해야 하나, 했지만 결국은 뾰족한 수가 없음을 받아들이게 됐다. 차라리 조금 더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그 순간에 하고 싶은 방향이 있다면 그쪽으로 하자, 라는 결론을 내렸다. 뭐 어찌하랴. 그 누군가가 나를 인정해주지 않다 하더라도 나는 내 몫을 열심히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다.

그리고 사람은 다 다르다. 다르기에 자기의 방식대로 하루하루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 내가 성실하고 진심어린 태도로 고민하며 시간을 보낼 때 나 스스로 그 시간에 보람을 느끼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나를 인정해 줄 수 있을 것. 그러다 보면 누군가의 인정도 따라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역시나 다 다르기에, 인정받고자 하는 그들도 원하고 좋아하는 방식이 다 다르다. 그들이 좋아하는 방식에 나를 맞추는 것은 사실은 그야말로 더 “이도저도 아닌 것“이 되버릴 거다.


한편으론 양쪽의 장점과 단점을 잘 구분하여 취사선택할 수 있는 상태겠다고 느낀다. 결국은 나는 양쪽의 모습이 애매하게 다 있기 때문에, 나의 모습을 인정하되 스스로도 괴롭지 않고 실질적으로도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므로. 무엇보다 나의 행복과 성장이 중요하니까.  

인정받기 위하여 아첨하는 그(A)를 보며, 가끔은 A처럼 힘이 있는 사람과 친밀하게 지내며 그들에게 나의 능력과 노력을 전달함은 필요하다는 필요성은 나도 느낀다. 그리고 그것을 내비치는 시점 또한 가끔은 영리하게 잘 포착해서 시도해야함도 느낀다. 하지만, 매 순간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계산적으로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정말로 경계해야겠다고 느낀다. 내가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을 일률적으로 “내가 잘 보여야 할 사람”과 “잘보이지 않아도 되는 사람” 으로 나누는 구분법은 상당히 위험한 태도다. 그렇게 계산적으로 사람을 대하다 보면 스스로의 진실된 모습을 나중에는 잃어버릴 것이다. 그리고 근본적으로 사람을 그렇게 나누어 대하는 것 자체가 있을 수가 없다. 바꾸어 생각하면 누군가에게 스스로가 잘보이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을 그는 스스로 견딜 수가 있을 것인가? 그리고 종전에는 그를 진심으로 아끼는 친구도 남지 않고, 요란한 빈수레라는 것을 그 힘있는 자 또한 느낄 것이다. 그러면 그 힘있는 자로부터 깊은 신뢰를 얻긴 어려울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인정과 생각은 크게 개의치 않고 자신이 맞고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굳건하게 해나가는 B와 같은 사람의 태도가 멋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끔은 여러 상황을 보는 ‘사회적 눈치’나 상황에 맞게 풀어나가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대부분의 일들은 로봇이 아닌 인간이 하는 일들이기에 좀 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간적인 소통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 일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센스나 배려 또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누군가가 알아보지 않아도 싹을 키워가는 봄날의 나뭇가지들

결국은 나 자신에게 내가 떳떳하며 내가 나를 인정해주는 것이 가장 놓치지 말아야 할 일일 것이다. 결국은 내가 하는 일들의 답과 방향은 내가 찾아가고 만들어가는 것. 다만, 그렇게 고민하는 나의 길들 위에 나의 노력이나 능력을 인정해주는 누군가가 나타난다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가끔은 나의 노력과 능력을 드러내보고 싶은 타이밍이 생긴다면 어필해도 나쁘진 않으리라. 하지만 그게 목표가 되는 일들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가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해도 나의 노력은 헛되지 않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타인이 받는 인정에 대해서는 나는 기분이 나쁘고 좋고 할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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