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감정을 그리고 싶어한다.
선명히 규정하고 싶어한다.
그저 느낄 수 있는 것을 형상화하고 싶어하지.
인간은, 그렇게 자신들을 그 과정 속에서 알고 싶어한다.
마치 미지의 영역을 걷는 것처럼.
그저 걷지 못하고 걷다 건져내고 싶어한다. 그 무엇을.
감정을 해석한다는 건,
단단한 언어로 부드러운 것을 담으려는 일이다.
하지만 형태가 생긴 순간, 감정은 또다시 흘러간다.
그래서 우리는 멈추지 못하고, 다시 그린다.
결국 감정은 해석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재하기 위해 흐른다.
우리는 그 흐름을 잠시 스쳐 지나가며
자신이 살아있다는 걸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