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면, 세상은 느려진다.
해야 할 일들은 멀어지고,
대신 사소한 것이 크게 다가온다.
좋은 스탭이 내 곁에 머물러주는 일,
학생들이 스스로 배워가며 자라나는 모습,
고양이들이 햇빛 아래에서 조용히 숨 쉬는 풍경.
이 모든 게 어쩌면 살아 있다는 감각의 다른 이름일지도 모른다.
감사는 화려한 감정이 아니다.
그건 내가 아직 ‘느낄 수 있는 존재’라는 증거다.
몸이 무너질수록 마음은 세밀해지고,
그 세밀한 틈 사이로 세상은 다시 들어온다.
감사함을 잊지 않는 나에게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