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건너는 법
세상은 부정하기 어렵게 무겁다.
건축가에게 세상은 구조이고, 책임이고, 완성의 하중이다.
그러나 그 무게를 너무 정직하게 짊어지면
삶은 금세 균열이 간다.
그래서 나는 이제
무너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가끔은 비틀거리고, 주저앉고,
아무 말 없이 웃는 시간도 필요하다.
나는 건축을 배우며 세상을 지었고,
이젠 세상을 배우며 나를 다시 짓고 있다.
벽 대신 여백을,
설계 대신 유머를,
완벽 대신 온기를 남기려 한다.
나는 무거운 세계를
가볍게 건너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그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리고 다행히,
나는 여전히 배우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