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도입되어야 할 제도가 있다.
먼저 다니던 사무소에서의 그 직원에 대한 평가제도이다.
더욱이 요즘처럼 1.2년도 제대로 일하지 않고 메뚜기처럼 옮겨가는 직원들에 대해서 제대로 된 평가가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몸값 띠우기에 이동하는 이들의 실제 수행능력에 검증단계가 필요하다.
더욱이 아뜰리에는 그 사무소마다 디자인 노하우가 있다. 그걸 가지고 다른 사무소로 가는 거다.
알다시피 설계사무소는 설계공모로 프로젝트를 얻는 부분이 많다. 각 사무소마다 피터 치게 해서 얻어내는 것이다. 다녔던 직원이 움직일 때 경쟁사의 노하우와 자료가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직원을 뽑을 때 디자인 능력에 신뢰가 있는 소장(대표)이 있는 사무소 출신이면 일단 그 직원을 믿고 보게 된다. (소위 얻어걸렸다 란 표현을 쓸 만큼)
건축설계는 어떻게 트레이닝을 받았냐에 따라 향후 그 역량이 달라진다. 이 트레이닝 과정은 단순히 기술적 능력을 증진시키는 과정이 아니다. 건축적 철학, 일에 대한 태도 모두를 익히는 기간이다. 그래서 사무소규모가 아니라 어떤 소장 밑에서 트레이닝을 기간을 보냈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것은 아뜰리에 건축사무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대형사에서도 어떤 소장밑에서 일을 해보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모든 전문직이 그렇지만 그 트레이닝 과정이 짧지 않다. 요즘 세대들은 그 기간을 견디지 못하고 튀어나간다. 세상이 바꿔도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타고난 능력에 따라 그 기간이 달라진다 해도 기본적으로 워낙 방대한 량과 경험을 필요로 해서 그 트레이닝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분야가 전문직분야이고 건축설계는 특히나 그렇다.
다니다 그만둘 수 있다. 영원히 같이 가야 한다라는 것이 아니다. 노예계약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나를 포함 내 주변에 제대로 된 작업을 하려고 애쓰고, 규모가 작아도 좋은 사무소가 되고자 애쓰는 대표소장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사무소에 온 직원들의 미래까지도 자신의 책임으로 고민을 한다. 이곳에서의 시간이 그들에게 좋은 바탕이 돼주길 노력한다. 이것은 배려와 존중이 깔리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길지 않은 기간이어도, 좋은 태도와 좋은 작업을 함께 했던 스텝들과의 시간에 감사하고 그들을 기억한다. 그런데 배려와 존중을 해주면 권리인 줄 착각하는 이들이 있다.
또한 요즘 사무소에서 트레이닝 하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면서 그 기간에 메뚜기처럼 이곳저곳 다니는 이들이 있다.
약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모든 법이 고용주(이 단어도 쓰고 싶지 않지만 )보다 고용인에게 유리하게 되어있다. 해서 입 다물고 참고 좋게 좋게 하고 있는 사람들이 내 주변만 봐도 많다. 사무소를 한다는 것이 누구를 위해 하고 있는가를 수시로 의문이 드는 마음을 안고서 말이다.
사회는 아주 거대한 범선과 같다. 그 구성원들이 상호 존중이 되고, 상도덕이 지켜졌을 때 그래도 사회는 천천히라도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방향타가 어디로 향해있느냐에 따라 도달하는 곳이 다르게 된다..
기억하자. 지금의 결과가 미래에 그대들이 마주할 세상이라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