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존중의 감각이 형태로 남는 일_

by 전이서




건축은 나에게 ‘관계의 형식’이다.

나는 형태를 세우는 일보다, 그 사이에 놓이는 존중의 거리를 다루는 일에 더 마음을 둔다.

공간은 언제나 누군가의 몸과 마음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진다.

그 태도가 섬세할수록, 건축은 ‘존중받는 느낌’을 품게 된다.


현실의 건축은 이상처럼 투명하지 않다.

여기에는 제약과 타협, 기능과 비용의 언어가 교차한다.

그럼에도 나는 그 틈 사이에서 작게나마 ‘정직한 관계’를 세우려 한다.

빛과 재료, 비례와 여백 같은 기본적 언어들이

인간과 공간 사이에 새로운 존중의 질서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


나의 작업은 거창한 건축을 향하지 않는다.

대신, 건축이 사람의 일상에 닿는 순간을 오래 바라본다.

그 안에서 발견되는 작은 배려, 낯선 침묵, 느린 온도 같은 것들이

결국 건축의 본질을 구성한다고 생각한다.


건축이란 결국 ‘누군가를 존중하기 위한 물리적 행위’이며,

나는 그 존중의 감각이 형태로 남는 일을 하고 싶다.


_건축가 전이서


#존중의공간 #건축가전이서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