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다시 걸을 수 있는 빛

by 전이서

〈프롤로그 — 다시 걸을 수 있는 빛〉


오랫동안 나는 멈춰 있었다.

빛을 보는 일보다 어둠 속에서 그 이유를 찾는 시간이 더 길었다.

하지만 요즘, 아주 작은 빛 하나가 보인다.

그 빛은 크지 않다.

그저 내가 잠시 멈춰서 바라볼 수 있을 만큼의 온도다.

그 덕분에 나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조급하지 않게, 방향을 잃지 않게,

조용히 사유의 궤적을 따라 걷기 시작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일상의 현상이 세련됨으로 환원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