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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고 살펴본 현재 서울 아파트

by 김안녕

끝나가는 연휴, 모처럼 푹 쉬며 놀았던 며칠에 대한 부채감으로 <어떻게 살 것인가> 책을 집어 들었다. 이광수 애널리스트의 저서로 불확실한 시대, 어떻게 시장에 대응하며 투자해 나갈 수 있는지, 내 집을 마련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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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리만치 많은 지표를 언급하며 나를 힘들게 했던 몇몇 부동산 책들과는 다르게, 정말 쉽게 쓰여 있어서 좋았다.


애널리스트 한 분의 말이 모든 것을 대표할 수 없지만, 인상적인 포인트가 있었다. 2023년에 발간된 책은 24년에 대한 예측을 일부 했는데, 상당 부분 맞는 부분이 있었다. 지금 당장 발행된 책 보다 약간 시기가 지난 책을 읽으며, 정말 그렇게 되었는가 비교해 보며 읽는 것은 묘한 재미를 준다.


이런 과정의 확장에서, 이번 책에서 읽은 부분을 현재 시기에 대입해 봤다.



<어떻게 살 것인가> 주요 포인트 3가지


#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려면 질문이 달라야 한다


가격이 왜 올랐는가?를 질문할 것이 아니라,

지금 가격이 왜 안 떨어졌지?를 질문해야 한다는 것.


가격의 상승과 하락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에 집중하면 어려울 것이 없다.



# 현재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유량 파악이 핵심이다


유량 flow로 파악해야지, 지량 stock에 집중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마이클이 10억, 제임스가 5억이 있다고 가정할 때, 저량으로만 보면 마이클이 부자다. 하지만 최근 1년간 자산의 흐름 변화, 유량으로 본다면 어떨까. 만약 마이클의 자산이 13억에서 10억으로 줄었고, 제임스의 자산이 1억에서 5억이 됐다면? 제임스가 더 부자인 것이다.


이로써, 유량으로 파악해야 유의미한 흐름을 진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 내 집 마련은 ‘언제’가 아니라 ‘어떻게’가 중요하다


기회를 기다려야 한다.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기준을 정하고, 시장 변화를 계속 확인하면서 기준에 맞는 조건이 왔을 때 행동하면 된다.


시장의 변화는 크게 4가지로 구분되며, 이 외의 변화는 없다.


가격 상승 + 거래량 증가 → 수요 증가

가격 상승 + 거래량 감소 → 공급 감소

가격 하락 + 거래량 증가 → 공급 증가

가격 하락 + 거래량 감소 → 수요 감소


여기에서의 ‘공급’은 새로 지어지는 아파트의 공급 수가 아니라, 시장에 풀리는, 매도인들이 내놓는, ‘매도 물량’이다. 아무리 아파트가 많아도 아무도 팔지 않으면 못 산다. 그런 개념에서 매도 물량은 아파트 거래에 가장 주요한 공급이다.



지금은 어떤 시점일까?


책에서 설명한 4가지 변화 가운데, 지금은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량은 감소하는 2번의 시즌으로 생각된다.

가격은 왜 안 떨어졌을까?


6/27 대출 규제 - 어떤 규제가 나올 때, 그 규제가 이전과 유사하냐 혹은 완전히 새로운 것인가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다르다. 헌데, 6.27은 꽤 새로웠다. 그래서 수요 심리를 위축할 만했다.


시장 불안정성 - 어떤 규제가 또 나올지 모른다는, 마용성도 제한 구역으로 묶인다는 이야기 등 여러 요인을 두고 정확한 예측이 어려운 시기다.


가격이 안 떨어지니까, 매도인들은 굳이 팔 이유가 없다. 더불어 대출을 세게 규제해서 대출을 편하게 받으면서 세입자를 들이기도 껄끄러워, 일단 거둬들이며 두고 보아도 충분하기에 많이 내놓지 않는 경향도 있지 않을까.



거래량은 정말 줄고 있을까?


아래는 서울 부동산 거래 정보 시스템에서 제공한 자료다. 살펴보면, 10월 기준으로 그래프가 급감했는데, 이건 아직 10월 초반이고 연휴도 길었고, 국가정보자료원 화재 등으로 인해 거래가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것이 반영된 것이라 일단, 9월까지의 자료로 살펴보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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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부터 9월까지 사실, 매매 거래량은 오히려 늘었다. 반면, 전세와 월세는 동일하게 줄어들었다. 기사에서는 월세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다고 했지만, 적어도 서울 내에서 평균적으로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단지에 따라는 다를 것이다.)


10월은 더 줄어들 것 같긴 한데, 이게 정말 수요와 공급 면에서의 영향인지, 혹은 단기적으로 일어난 여러 일들로 인한 잠깐의 주춤 일지는 솔직히 나로서는 아직 잘 모르겠다.


서울의 평균 수치로만 보았을 땐, 작년 동기간 대비 오히려 매매 거래량은 늘었다. 작년 동기간에 수도권 가격은 지금보다 낮았고 하락 흐름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가격이 많이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서 의미 있게 보이는 것은 월세, 전세의 최저 거래량이다.


2022년 이래 전월세 거래량이 거의 최저 수준이다. 전세 거래가 줄어드는 것은 시장에 전세가 많이 없는 전세난과 같다. 수요는 그에 따라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고, 수요가 높아지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


전세 없다 = 전세 가격 오른다


전세 가격이 오르면 월세로 대체하려는 수요 때문에 월세 가격도 오를 수 있다. 그리고 필연적으로 매매의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10-11월에 찍히는 거래량을 좀 더 지켜보고 판단해야 할 것 같다. 별개로 계속 드는 생각은, 정부가 정말로 부동산 가격 하락을 원한다면 대출 규제로 매매 심리를 억지로 위축시키려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 평균가의 매물, 매도 물량이 충분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건 너무 이상적이고 어려운 일이겠지.)


그동안 수많은 부동산 정책이 실패했고, 실패했는데. 부동산은 단순한 투자재가 아니라 누군가의 필수재이기도 해서, 단순한 옭아매기로는 한계가 있다. 어느 누군가는 반드시 집을 사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투자자들은 기회를 찾는 사람들이지, 포기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부동산으로 돈 못 벌게 하겠어! 주식으로 와! 기업에 투자하렴!

이 말엔 부동산에 대한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다. 주식 시장이 커지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사람들의 행동을 진정으로 움직이려면 결국 상생이 필요하다.


진짜 수요를 건드릴 줄 알아야 한다. 정책으로 가능할까 싶긴 하지만.



여하튼 정리하자면,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은 가격 상승 + 거래량 감소의 시그널로 보인다. 하지만, 진짜 거래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하고 있는지는 10-11월 거래량까지 보고 더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겠다.



어떻게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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