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있는 곳은...
현재 저는 미국 뉴욕 컬럼비아 교육대학원에서 국제교육개발 석사과정 중입니다.
초등교사로서 5년간의 경험과 우간다에서 호이(hopeisedu.org)와 함께한 특별한 경험이 저를 여기로 이끌었지요.
누구도 파견해주지 않았으므로, 자체파견 뉴욕 특파원으로서 ^^
이곳에서 공부하는 이야기를 조금씩 나눠보려고 합니다.
제가 대학시절 많이 좋아하던 존 듀이입니다. 그의 많은 문장 중 이 문장을 입구에 걸어두었다는 것은 TeachersCollege(TC)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도서관 안에 러닝머신이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먹는 것도 허용합니다. 샌드위치나 과일, 스낵으로 먹는 시간까지 아껴가며 공부하는 대학원생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대학원생들의 학구열과 학교의 전폭적인 지원이 느껴지실까요?
연구주제를 정하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한 주 한 주 보낼수록 더욱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습니다
교사 전문성, 교원 공동체만 바라보던 내게 이런 관점도 있고 이런 차원도 있고 이런 비판도 있고 이런 문제점도 있고 이런 역사도 있고 이런 질문도 있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물으며 제 세계관을 확 넓혀버리는 바람에 갑자기 망망대해에 던져진 느낌입니다. 사실 대학원에 와서 수업을 들으며 더욱 갈피가 안 잡힌다는 속내를 털어놓으니 교수님은 예상된 일이야 라고 말씀해주십니다. 더 탐험해보라며 응원해주십니다. 이거 읽어보면 눈이 반짝일걸? 은근슬쩍 읽을거리를 주시고, 질문할 것을 가지고 다음에 보자? 하십니다. 읽을거리가 이미 너무 많은데…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 뭔지 모르는 작은 기쁨이 있기도 합니다.
사회과학 쪽 사조들의 흐름을 쭉 훑으며 개발과 교육과 연관시켜 보고 있습니다. 사회과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게 재밌습니다. 사회과학자로서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나누는 것도 어찌나 재밌던지요!
통계의 힘과 숨은 이야기를 공부하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각종 숫자들이 살아서 춤추는 느낌입니다. 아프리카 교장선생님을 하다 온 친구가 묻습니다.
“우리는 성적 비교할 때 각 학교별 평균을 놓고 비교하는데, 평균만 비교하는 건 적절하지 않네요? 그런데 왜 국가에서는 평균점수를 사용하는 거죠?”
“그렇죠! 내게 만약 교육 정책가와 진지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교육분석과 정책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텐데!”
우리 학과 특성상 현장 경험이 많은 대학원생들이 많습니다. 현장 경험 이야기들이 바탕이 되니 수업시간에 나눠지는 이야기가 더욱 재밌습니다.
저는 부진아입니다. 짧은 논문 하나를 읽으려 해도 하루 종일 걸립니다. 2주 전에 수업시간에 했던 이야기가 2주가 지난 후에야 이해되기도 합니다. 공부하는 문화가 달라서 수업시간 질문하거나 의견을 내려고, 어색하지만 노력해야 합니다. 또 한국어라면 수업시간에 거침없이 이야기했을 텐데, 주저하게 되는 일도 왕왕 있습니다. 이럴 때면 교수님이 한 번 해보라고 지지해주는 눈빛을 보내기도 합니다. 교육대학원이고 교육자 정체성을 갖고 있어 더욱 부진아를 소외시키지 않고 챙긴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런 지지의 순간은 잊지 못합니다. 우리 학생들도 어려운 순간 선생님의 지지가 큰 힘이 되겠죠.
공부하면서 교육개발은 서구에서 싼 똥 치우는 느낌이 듭니다.
왜 저들이 싼 똥을 내가 치우고 있나. 하니 친구는
그래도 누구라도 치워야 하지 않겠어? 합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게 똥이라고만은 할 수도 없다는 느낌입니다.
흠… 이게 똥인지 아닌지… 응? 허허…
똥에 비유했지만, 조금씩 공부할수록 더 이 분야에 대해 이야기하기 어려워지는 기분입니다. 쉽지 않습니다.
다음번에는 배우는 내용들을 조금 더 전할 수 있게 된다면 좋겠습니다
그럼 아무쪼록 다음 소식을 전할 때까지~
안녕히계세요!
2017.10.23.
김서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