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사한 경험이었다.
2023년 12월 29일.
28년지기 친구와 시드니로 떠났다.
주변에서는 이런 반응이 있었다.
"와, 연말에 해외라니! 너무 좋겠다!!!"
"물가 비쌀텐데..?"
"멜버른은 왜 안가?"
"왜 호주로 여행가?"
대부분 진작 알았다면 좋았을 정보들..
하지만 이번에도 급히 떠나는 해외여행이었다.
코로나 끝났다고 고삐 풀린듯, 해외로 뛰쳐나가는 나란 사람..
다행히 여행을 같이 가는 친구와 내 의견은 일치했다.
1) 연말연초를 해외에서 보내고 싶다. (공통적인 버킷리스트였음)
2) 둘다 마음 편하게 맞출 수 있는 일정으로 간다.
3) 한 도시에 천천히 머문다.
4) 호기심: 반대 계절로 날아가면 어떨까? 12월의 여름,, 낭만적이야!
근데,, 우리 뜻이 맞는 건 그렇다 쳐도
비행기값, 숙소값 어딜가든 비쌀 수 밖에 없는 시기였다.
게다가 호주 물가가 그렇게 비싼 줄 몰랐다. (체감 1인 식사비 1.7-2만원)
1월 1일 새해 불꽃축제가 세계 3대 불꽃축제인 줄 몰랐으니..말 다했지. 하하
'유럽보다 싸겠지'라는 막연한 추측 덕에 호주 땅을 밟았다.
물론 고민을 더해봤자 100% 옳은 여행은 없다.
그저 '더 많은 돈'이 필요하고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팩트만 마주할 뿐.
'그냥 호주로 가버리자! 진짜 정하는거다?!'라고 말하면서 정말 호주 땅에 떨어져버렸다.
그리하여 시작되었다. 크리스마스 한 스푼 얹은 연말연초 해외여행!
2023년 12월 29일 오후 4시 50분. 공항버스 기다리기
다행히 이 날은 23년의 마지막 평일이라 회사 오프였다. Lucky!
공항버스에는 이미 친구가 타있었다. "꺄. 우리 진짜 호주 가나봐!"
연말 해외여행이라니.. 믿기지 않았다.
설렘도 잠시. 두 직장인은 피곤해서 바로 동태눈이 되었다.ㅎㅎ;;;
오후 9시 50분 비행기였는데 이렇게 늦은 시각에 타는 건 처음이라 새로웠다.
3시간의 버스 정체 구간이 시작되었다. 연말이라 차가 많이 막혔나보다.
젠장,, 국외선이라 3시간 전에 미리 가있으려고 했는데. 2시간 전에 도착해 면세점 호다닥 들리고 물 하나 사고 화장실 들리니 시간 다 지났다.
Yay~ Christmas Vibe~�
약 7개월 만에 보는 인천공항. 역시.. 깔끔하고 예쁘다. 인천공항 바이브는 언제나 두근두근 설렘 그 자체다.ㅠ-ㅠ 게다가 크리스마스 무드가 그대로인 12월이라 더 좋았다. (크리스마스 덕후란..)
귀여운 캐릭터 목베개들,,
홍콩으로 떠나는 게이트를 지났다.
"우왁!!! 여기 홍콩 간대!"
친구와 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홍콩이었다.
그땐.. 정말 더 겁쟁이같은 20대 초였다. ㅎㅎㅎ 바 하나도 무서워서 못 들어가봤다.
그러고보니 홍콩-치앙마이-시드니. 친구와 나는 20~30대를 거쳐 총 3번의 해외여행을 했다.
의도한 건 아닌데.. 이 친구가 유일한 해외여행 메이트라는 점이 흥미롭다.
주로 함께하는 여행 친구는 각 2명이 있는데, 둘다 겁이 진짜 많다
쫄보 셋 중, 내가 제일 겁이 없다는 (아주 놀라운) 사실.
홍콩, 치앙마이, 제주 그 어딜 가도 위험한 짓은 절대 하지 않는(?) 우리는
그래도 이제 나름 '30대'인데 술 마시는 바.. 정도는 가도 되지 않을까 싶다가도
여전히 알콜 한 방울 입에 대지 않는 순수한 여행을 하게 된다.
뒤에서도 나오겠지만 술 대신 '요거트'와 '음료'를 사랑하는 우리,, 그저 구1엽다..
Happy New Year!
티웨이 항공 후기 (TW 501)
이번 여행은 국내 저가항공사인 '티웨이'를 선택
2023년 10월 기준. 대한항공/아시아나 170-180만원 / 티웨이 130-140만원
약 40~50만원 정도 차이가 났기 때문에 메이저와 저가항공 중 선택권이 없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비싸다.
한 6개월 일찍 끊었다면 100만원 이하로 끊을 수 있었을텐데.. 뭐 어쩌겠는가..(주륵ㅠ)
그래서 티웨이 어땠냐고요? 티웨이 장거리 첫 이용자 입장에서 제일 궁금했던 것부터 적어본다.
1) 유료좌석 구매 추천하나요?
완전 추천. 일단 마음이 편하다.
내 경우, 비즈니스석 뒷칸의 가운데줄 좌석을 선구매했는데
워낙 닭장처럼 붙어있는 저가항공이다보니 바글바글한 칸보다 자리수가 적은 앞칸이 훨씬 쾌적한 느낌.
특히 화장실을 앞뒤로 같이 써야하는 뒷좌석은 정말 불편했을 것 같다.
단, 오직 넓은 좌석을 원하는 거라면 비추. 그냥 좌석이나 조금 앞좌석이나 좌석 너비는 똑같다.
비즈니스석 or 비상구좌석을 제외하면 다 똑같고, 각 칸의 뒷자리의 경우 뒤에 의자를 뒤로 눕힐 수 있는 여유가 있지만.. 화장실 왔다갔다하는 사람들 때문에 뒤척일 걸 생각하면 또 비추다.
결론 : 비즈니스석 뒷쪽 앞자리는 대부분 추천. 요즘 AI가 좌석도 추천해주더라,,,
2) 자리는 당연히 좁습니다.
40-50만원 차이라면.. 괴로워도 또 타겠다고 말할 것이다.(쥬룩)
하지만 자리가 좁긴 하다. 그래도 153~158cm의 체구 작은 여자라면, 괜찮은 편이다.
오히려 목 고정대가 불편한 편.
3) 목이 불편합니다.
의자에 달려있는 이 목베개(?) 고정대가 상당히 불편하게 만들어져있다.
사용자 경험이 쉣..이다. 되게 애매한 위치와 탄성 때문인 것 같은데.. 친구도 나도 둘다 이 목 고정대 때문에 잘 때 더 불편함을 느꼈다.
*꿀팁: 장기여행자에겐 당연히 '목베개'가 필수인데.. 이번에 쿠팡에서 구매한 일자로 쭉쭉 펴지는 목베개를 추천하고 싶다.(100% 내돈내산)
저 목베개 때문에 원래 내 목베개도 걍 불편해지고.. 이렇게 저렇게 자리 잡느라 애먹었는데 그럴 때마다 자유자재로 조정하기 쉬운 목베개라 좋았다.
지티스 여행용 목베개 기내용 휴대용 승무원 접히는 비행기 목쿠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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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빔밥 맛있습니다.
고기 vs 비빔밥 중 왜 비빔밥 고르라고 했는지 먹어보자마자 알았다.
그냥 한국인 입맛의 무난한 비빔밥인데.. 저녁밥 안 먹었으면 뒤도 안 돌아보고 퍼먹을(?) 비빔밥맛이다.
일품이야~이런거 전혀 아니고 무난한 비빔밥인데 배고파서 그런지 챱챱챱 아주 맛있게 먹었다.
5) 물은 한 병씩 꼭 사세요.
어느 블로그에서 이런 조언을 보고 물 or 음료 1병은 무조건 사서 들어갔다. 굳 초이스!
식사 때마다 일반 종이컵에 물을 주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2/3 정도 따라주고.. 요청하지 않으면 딱히 주는 스탠스가 아니다.
제주 삼다수를 파는 지경..이기 때문에 물을 주기적으로 벌컥 마셔줘야하는 스타일이라면 더더욱 물 1병 정도는 구비하길 추천.
+ 하늘에서는 '편의점류' 면세가 불가합니다^-^
이런거 보면 공급과 수요가 맞아들어가는 적재적소에서 물건을 팔아야 한다는 아주 당연한 논리부터 생각난다. 나 직장인 맞네....
6) 호주 입국신고서 작성 때, 주의해야 할 점
도착하기 전, 넉넉한 시간을 두고 입국신고서를 받았다.
하나 신기한 게 마지막 질문 쯤 흙 묻은 신발(아쿠아신발 포함)에 대해 체크하는 사항이 있다. 내가 가져온 짐 Or 지금 신고 있는 신발 중, 흙이 너무 많이 묻어있다면 체크를 해야 한다는 거다. 응??????좀 신기한 항목이었는데, 호주 다녀오고나서 이 사람들이 얼마나 자연/안전에 신경쓰는지 알게 되어 끄덕여졌다. 요즘은 나라를 이동할 때마다 어떤 바이러스가 퍼지진 않을지, 어떤 방식으로 마약을 밀수해올지.. 뭐 진짜 안정성을 위협하는 게 생각보다 많아서.. 이런 것도 빡세게 하는구나 싶었다.
7) 승객 불시 검사
착륙 하자마자 굉장히 당황했다. 갑자기 엄청 무서운 분위기의 보안관이 퉁퉁 비행기 안으로 들어오더니 불특정 소수 1-2명 정도에게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얼마나 이상한 사람이 많으면 이런 규율이 생겼을까. 비행기 안으로 보안관이 들어와서 질문을 던지는 행위는 상당히 압박적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누군가가 잡히려면 참 다행이긴 한데,, 한국인이 대부분 타고 있는 비행기였기에 어느 면에서는 불쾌한 부분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근데 뭐 어쩐가. 반대로 생각해도 그런 사례가 많으면 이렇게 검열이 하나둘 늘어나도 시민은 불편함을 감수할 수 밖에. 티웨이 경험은 여기까지 끝.
입출국 심사 시스템이 대부분 자동화가 되었다. 일정 부분 수기 작성이 필요하지만, 거의 사라지고 있다.
비자 준비도 모든 걸 핸드폰+여권으로 끝냈다. 기술적인 정밀함 역시 100% 올라온 게 맞을까?
의심이 되기도 하지만 (악용 사례가 있을 수도 있으니..) 일반 시민에겐 확실히 효율적이고 편하다.
마지막으로 입국하자마자 한 일!
1) 유심 사기
yes라는 곳에서 구매 완료. 유심칩도 친절하게 잘 끼워준다.
어플+무료통화도 가능하긴 한데 대부분 카톡으로 사용했다.
2) 오팔카드 사기(한국의 티머니*)
yes 건너편에 바로 Smith 편의점이 보인다. 여기서 오팔카드 구매 + 충전까지 완료했다.
(오랜만에 생활영어해서 떨렸지만, 행복했음. 꺅! 진짜 우리 해외 왔구나! 하고)
트레인타고 시티까지 쭉- 가기로 해서 넉넉히 50불 충전하고 출발!
히히. 첫 포스팅은 여기까지!
본격적인 시드니 여행 1일차로 찾아올 예정! 기대해 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