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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ke공원 Nov 07. 2023

(서평) 혁명의 팡파르

현대의 돈과 광고, 나시노 아키히로

<혁명의 팡파르>는 일본의 개그맨이자 인기 그림작가, 그리고 여러권의 책을 쓴 인기작가인 니시노 아키히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세대의 마케팅 방법을 소개한 책이라고 하겠다.


'응? 개그맨 작가의 새로운 마케팅이라니?'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이 작가의 마케팅 시각은 범상치 않다. 우선 일본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그림책 <굴뚝 마을의 푸펠>을 성공적으로 론칭시킨 이야기를 섞어서 본인이 가지는 마케팅에 대한 시각과 실무를 이야기한다. 이 점은 신선하다 못해 새롭다. 


누구나 '거인의 어깨에 올라 더 멀리 보라'는 이야기를 해왔지만, 니시노 아키히로는 '그 어깨에 그만 올라가라'고 이야기한다. 돈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새로운 세상이 요구하는 '신뢰'의 결과라고 이야기한다. 상품의 가치는 기능적 효용가치가 아니라 그 효용에 대한 판매자의 '신뢰'에서부터 발생한다는 시각은 물건을 미리 만져보고 구매할 수 없고 온라인에서만 확인 가능한 상품에 대한 현실을 어떤 주장보다 명확하게 설명해낸다. 우리가 아는 마케팅이 미국시장의 경험을 집대성한 매스미디어시기의 마케팅적 구조론의 이해를 바탕으로 현대의 변화하는 매체를 따라잡는 내용이라면, 이 책은 기존의 마케팅에 대한 이론과 구조를 뒤집는다. 80년생 일본의 니시노 아키히로. 그가 말하는 현대의 돈과 광고에 대한 <혁명>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없고 하나를 정할 수 없는 것은 무능이 아니라 현대의 생존 법칙이라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이전 세대는 '직업에 수명이 없는 시대'를 살았지만, 이제 어린 세대에게 존재하지 않는 말이다. 직업이 상상도 못할 속도로 사라지는 사회에서 하나를 결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오히려 "하고 싶은 일을 전전하거나,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 망설이는 것이야말로 앞으로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라고 전한다.  지금 세대에게는 'OO이 되겠다!"라고 하나의 직업을 결정하는 것이 더 위험한 결정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직업을 여럿가지고 원하는 것을 찾아 부유(浮游)하며, 수입원을 여러 개 확보할 수 있는 상태'가 더 생존에 적합한 논리라는 것이다. 즉, 앞으로는 '좋아하는 일을 내 일로 삼는 길밖에 남지 않은' 시대라고 주장한다.  이전세대는 과거의 부모나 스승으로 부터 경험을 배워왔지만, 지금 세대에게는 경험을 가르쳐주는 존재여야하는 부모나 스승이 이 혁명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혁명의 팡파르>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에 그때그때 변화에 대응해서 정리해나가면서 '상식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입을 어떻게 얻었고, 이를 어떻게 홍보했는지 새롭게 바뀐 패러다임을 중심으로 설득력있게 제시한다.  


글의 순서를 살펴보자. 

- 타인과 경쟁하는 순간 패배, 자신만의 경기를 만들어라

- 당신의 재능을 죽이고 싶지 않다면 돈의 정체를 정확히 파악하라

- 돈을 벌지 말고 신용을 벌어라. 신용을 가진 자는 현대의 연금술사이다. 

- 의사결정의 키는 '뇌'가 아니라 '환경'이 쥐고 있다. 

- 입구에서 돈을 받지 마라. 돈이 될 타이밍을 뒤로 미뤄 가능성을 늘렬라

- 작품 판매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마라. 그것은 작품의 육아를 '방기'하는 행위이다.

- 인터넷이 파괴한 것을 정확히 파악해 판매방식을 생각하라.

- 2017년 1월 돈의 노예에서 해방선언

- 무료 공개를 비판하는 사람에게 미래는 없다.

- 과거의 상식에 얽매이지 마라. 그 배는 곧 가라앉는다. 도망쳐라

- 내용 공개를 두려워하지 마라. 사람은 '확인 작업'으로만 움직인다. 

- 작품의 무료화가 진행됨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완전한 실력사회가 된다. 

- 작품을 지키기 위해 '저작권'은 정말 필요한가?

- 책을 팔고 싶다면 스스로 1만 권을 사라. 여기서 필요한 것은 '재력'이 아니라 '노력'이다.

- 세컨드 크리에이터를 내편으로 만들어라.

- 신용시대의 선전은 입소문이 최강, 입소문을 디자인하라. 

- 자신의 작품과 사회를 일체화 시켜라

- 노력의 양이 부족한 노력은 노력이 아니다. 잘못된 노력 또한 노력이 아니다. 

- 뉴스를 내지마라. 뉴스가 되어라. 타인의 시간을 사용해라.

- 고객은 돈이 없는게 아니라 돈을 낼 '계기'가 없을 뿐이다. 

- 인터넷은 '상하관계'를 파괴하고 '수평관계'를 만든다

- <후회할 가능성>을 철저하게 없애라

- 늙어가는 것은 '쇠약'해지는 게 아니라 '성장'이다

- 다음 시대를 얻는 자는 '신용을 가진 사람'이다. 

- 책이 아니라 <주인의 신용>을 파는 고서점 <표시서점>

- 팔리지 않는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당신의 작품이 팔리지 않는 것은 당신이 '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출판의 장벽을 낮추어 국민 모두를 작가로 만드는 출판 서비스 <말상대 출판>

- 한 걸음 내디딜 용기는 필요치 않다. 필요한 것은 '정보'이다. 


꽤나 긴 목차지만, 각각의 목차에는 니시노의 경험이 철저하게 녹아있다. 어느 한 항목을 택하더라도. 개그맨이자 그림책작가이지만, 자신의 그림책 기획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펀딩과정에서의 사전 설치, 출판사와의 협상방법 및 홍보방안, 홍보를 확산하기 위한 트리거 설정, 책 판매와 관련된 북토크 개최, 기념품 증정, 무료버전 배포 및 다음 책 기획까지 일련의 행동들이 책에서 하나하나 그 이유와 방법을 설명하면서 누구나 돈에 대한 기존 생각과 광고에 대한 통념을 살짝 비틀면 자신을 <신용>으로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설득력이 있다. 


수많은 마케팅책을 보았고, 바이블을 접해봤지만,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이를 입증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인용하는 가운데 자기 작품의 판매를 위한 교묘한 마케팅 장치와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기존 마케팅의 고수일 지라도 '새로운 세대에게 배워야할 하나의 정수'로서 남을 수 있을 만큼 의미 깊다. 


작자의 직업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목차에서 주장하는 그의 철학과 생각, 경험의 산출물들을 오늘 하나하나 느껴보면서 돈에 대한 새로운 생각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교묘하게 배치한 새로운 마케팅 방법을 내 지식의 한 편람으로 쌓아보면 어떨까?




이 글은 오픈애즈 <오드리책방>에서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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