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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909. 취미로 복싱을 시작하다

내 삶의 군더더기를 털어내고 싶었다

< 복싱장, 20160909 >

40대가 되면 개인의 일상은 복잡해지고 자신의 전문분야에서는 활동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나 역시 내 개인의 일상뿐만 아니라 가족과 회사에서 늘어나는 권한만큼 감당하기 힘든 책임의 무게들이 늘어나고 어떤 경우에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도 많아진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여도 속으로는 너무나 약해져 있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나면 그냥 불평불만 가득한 무기력한 아저씨가 되겠다 싶다. 무기력의 가장 큰 원인은 예민해진 신경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몸이 지쳐서 일 것이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하루를 시작해도 걱정 가득한 집을 나서며 운전대를 잡으면 30분도 채 안돼 어깨가 뻐근해지고 급격하게 피곤해지며 자고 싶어 진다. 그러다 보니 집중하고 앉아서 작업을 하기보다는 머릿속으로만 생각하고 입으로만 건축을 하고 싶어 진다. 


이런 생활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과연 건축을 건강한 상태로 지속할 수 있을까? 등의 질문을 해본다.

그래서 지금 내가 다른 사람이나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바꿀 수 있는 것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관심을 취미로 갖기로 마음먹었다. 하루아침에 마음을 다스릴 수는 없으니 변화가 쉽게 보이는 운동을 통해 몸부터 건강하게 바꿔놓는 것은 어떨까? 내 삶의 군더더기를 털어내고 싶었다. 


취미로 하기에 어떤 운동이 좋을까 고민하다가 땀을 가장 많이 흘릴 수 있는 복싱을 알아본다. 다행히도 아주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15분 정도 걸어갈 만한 거리에 복싱장이 있어서 방문 후 결정한다. 이렇게 시작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건축가로서의 직업을 결정하고 대학교를 거쳐 교육과 실무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이 길을 벗어나거나 멈춘 적이 없으니 객관적으로는 충실한 경력이다. 주무대인 건축에서는 훈련을 계속해온  프로페셔널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취미라고 하더라도 복싱은 엄연한 아마추어와 프로로 구분됐고 나는 그 안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생활복싱을 이제 시작하는 것이다.


첫 번째 목표는 일 년 동안 꾸준하게 복싱장에 오는 것이다. 핑계 대거나 징징대지 않고 일단은 출석하는 거다. 그렇게 해서 쉽게 지키기 시작한 체력을 원상태도 돌려놓는 것이고 군살 없는 몸으로 경쾌하게 건축하면서 지내는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다.  


전혀 새로운 분야인 복싱, 복싱장 한편에 있는 저 링에 자연스럽게 오를 때가 기다려진다. 


2020년 2월 15일

(주)포럼디앤피 대표 건축가 이인기

facebook : leeinki1


건축가 이인기 | (주)포럼디앤피 공동설립자로서, 한국과 프랑스에서 수학하며 건축가의 언어를 실현하는 설계방법 및 건축환경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 특히 합리성과 투명성을 요구하는 시대적인 변화속에서 건축가가 어떠한 방법으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계속하면서, 실무프로젝트와 더불어 대학원 수업 및 외부강연을 통해 발주자-설계자-시공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에게 건축을 바라보는 건강한 관점과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주)포럼디앤피 | 2008년 세 명의 건축가가 설립한 (주)포럼디앤피는, 아키테라피라는 건축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현대사회에 필요한 건축의 혜택을 탐구하고 실천했으며, 양질의 건축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역량을 갖추고 있다. 마스터플랜, 주거, 종교, 의료, 복지, 상업, 문화시설 분야에서 작업했고, 현재는 건축건설사업의 전과정인 기획-설계-건설-운영이라는 프로세스의 리더로서 건축가를 정의하고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 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건축과 스마트시티라는 분야에서 특화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 연구 및 상업용도 활용시 출처를 밝히고 사용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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