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의 존재감은 내가 상상했던 것을 한참이나 뛰어넘는 그 이상이다.
강아지 있는 집에서 강아지 없는 집이 되니, 집이 적막강산이다. 있을 땐 몰랐는데, 하루에 최소 50번 이상은 까미야, 까미야 불렀던 듯..
2년전, 강아지는 쓰러졌고, 걷지도 못한 채 누워서만 있었다. 몸도 내가 돌려줘야만 했다. 그때 죽는 줄로만 알고 한 달 가까이를 매일 눈물로 지세웠다. 2달만에 기적같이 일어났다.
올해초부터 가슴의 혹이 커지고 염증이 있긴 했지만,강아지는 잘 지냈다. 며칠 전부터 잘 안 먹긴 했지만, 간혹 잘 안먹곤 했어서… 너무 더워서 그런가 했다.
부쩍 힘들어 보였지만, 이렇게 갈 줄은 몰랐다.
2년전처럼 다시 기운을 낼 지도 몰라, 라고도 생각했다.
엄마는 먼저 방에서 잤고, 난 거실에서 강아지랑 있다가 거실불을 끄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강아지의 비명이.. 난 그 소리가 그렇게 크다고 느끼지 못했는데 엄마는 그 소리에 놀라서 잠에서 깼다. 다시 나와 거실 불을 키고, 강아지 곁에 있었고 약 30분 후, 그는 떠났다. 오히려 이 순간 난 담담했다.
인스타피드서 보이는 강아지 장례사진이 지나친 상술이라 생각했는데,강아지를 보낼 방법이 그것밖에 없었다. 강아지를 보내고 집에 와 침대에 눕는 순간, 내 강아지 까미가 그렇게도 꼭 안고 싶었다. 더 이상은 이 곳에 없는 강아지가..
강아지도 장례란 절차를 치르다보니,
결국 삶이란 유한한데,
우리는 왜 평화롭지 못한 것일까.
인간의 본성이 경쟁이어서 그런 것일까란 생각이.
어느날 집에 귀가해보니 낯선 생명체가 집에 있었다. 살아 숨쉬는 모든 동물이 무서워 도망다니는 내게 기절초풍할 일.. 집에서도 도망다니느냐 바뻤는데, 어느덧 같이 잠을 자는 사이가 되었다. (강아지랑 같이 자는 사람은 이상한 사람으로 간주했던 나..) 그렇게 14년을 같이 살았고, 내게 참 많은 것을 주었다.
내가 강아지랑 같이 사는 일은 내 인생에 없을 일이었기에, 또 다른 강아지랑 살 일은 ‘절대’없을거야 라고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100%다.
나의 유일한 강아지 까미. 안녕.. 이지만 넌 항상 내 마음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