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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둥 Jun 12. 2016

오포, 비보를 말하다.

오프 라인을 공략하라.

전면 1600만 화소 카메라, 후면 1300만 화소 카메라 탑재.

후면 카메라가 전면 카메라보다 높은 화소를 탑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이 모델은 중국의 OPPO(오포)라는 스마트폰 제조회사의 R9이라는 모델이다. 그리고 이런 고정관념이 일 평균 10 ~ 15만 대의 판매 실적을 달성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변화 - 카날리스

올해 들어 중국 스마트폰 시장과 관련한 시장 조사 기관의 가장 큰 이슈는 바로 OPPO(오포)와 VIVO(비보)라는 한국 소비자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브랜드들이다. 얼마 전까지 샤오미와 화웨이만이 중국 스마트폰 브랜드의 전부인 줄 알았던 소비자들에겐 또 다른 다크호스의 등장과 함께 이 두 회사가 어떻게 갑자기 등장했는지 궁금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지금부터 이 두 회사의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부부가오(步步高,BBK)에서 시작하다.


사실 비보와 오포는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 시작에는 부부가오(CEO 된융핑, 段永平)라는 중국 광둥성에 본사를 둔 오디오, 비디오 전문 업체가 있다. 1995년 창업된 부부가오는 중국 내외용 MP3플레이어를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이런 인기와 MP3에서 얻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체적으로 스마트폰을 만들면서 세운 브랜드가 바로 VIVO(비보)이다. 그리고 2004년 부부가오의 창업 멤버 중 하나였던 토니 첸(Tony Chen, 陳明永)이 기존 MP3 브랜드인 OPPO(오포)를 가지고 2011년 이후부터 자체 브랜드로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다. 결국 부부가오라는 모회사가 자체적인 스마트폰 브랜드 비보와 그 자회사 구조로 오포라는 두 개의 스마트폰 회사를 거느리게 된 것이다. 그리고 추가하자면 OnePlus(원플러스)라고 부르는 회사 또한 오포의 자회사 구조로 되어있다. 



차별화와 타겟팅으로 카니발리제이션을 피하다.


중국이라는 하나의 시장에서 경쟁하는 한지붕 아래 두 개의 회사.

부부가오의 입장에서 보면 상식적으로 자기 살을 스스로 파먹는 카니발리제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 도 있다. 하지만 부부가오의 된융핑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중국은 큰 대륙이고 그만큼 다양한 종류의 소비자가 존재하며 이런 시장에 대한 정확한 타겟팅과 그에 따른 제품 차별화는 시장을 공략하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전략에 맞춰 각각의 브랜드를 서로의 특징을 가장 잘 드러내도록 차별화를 한다. 오포의 감성적이고 여성스러운 디자인과 색상, 그리고 카메라를 강조한 기능은 20대에서 30대사이의 사회 초년 여성의 마음을 끌기에 충분했다. 비보는 이와 달리 메탈과 같은 차가운 느낌의 소재와 약간은 각 지고 얇은 남성스러운 디자인, 그리고 MP3 기술의 DNA를 이어받은 음악 기능의 강조는 20대, 30대의 젊은 남성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마케팅으로 한류를 이용하다


비보와 오포는 본사가 있는 광둥성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가는 전략을 채택한다. 그리고 이런 전략을 위해 채택한 방법이 바로 한류 마케팅이다. 당시 후난 성을 중심으로 한류 방송을 가장 집중적으로 방송했던 후난 TV에 광고를 집중하였다. 특히, 한류 스타를 기용한 광고를 한류 드라마의 중간중간에 나오는 광고에 집중 배치함에 따라 주 시청자였던 20~30대 젊은 층의 인지도를 올리는데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지면 광고에서도 과거 슈퍼주니어나 가장 최신 모델인 Xplay5에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송중기를 기용하는 등 한국 드라마나 연예인을 좋아하는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을 통해 오포와 비보는 자신들의 브랜드가 젊고 역동적이라는 점이지만 프리미엄의 값어치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Vivo의 송중기 Promotion



그래도 기술력이다.


하지만 오포와 비보에 대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게 한 요인은 광고 부분만은 아니었다. 2012년 비보는 당시 세계에서 가장 얇은 휴대폰인 6.55mm의 X1을 발표하면서 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오포 또한 같은 해 세계 최초의 전면 5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Ulike2를 출시하면서 20~30대 여성을 타깃으로 하였다. 이외에도 비보의 경우, 뮤직 기능과 음질을 강조한 여러 가지 기술들을 채택하였다. 가장 대표적인 부분이 바로 별도의 DAC(Digital Audio Converter)를 탑재하 여고 음질 음원을 지원한 부분이다. 삼성이나 엘지는 최근에서야 퀄컴칩을 통해 지원하는 부분을 비보의 경우 2012년부터 이미 지원하기 시작했다. 또한 독일의 베이어 다이내믹과 제휴를 하고 자사 모델에 최적화로 튜닝된 이어폰을 제공하기도 했다. 또한 기능적으로도 음악을 위한 다양한 음장 기능과 이퀄라이져 기능은 중국의 20대 남성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오포는 비보와는 다른 차별화를 가져갔다. 바로 카메라를 통한 20~30대 여성고객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앞에서 언급한 셀카를 위한 전면 500만 화소 카메라 탑재는 당시 주요 업체의 전면 카메라 화소가 30만 화소 또는 120만 화소 수준에선 놀랄만한 부분이었다. 또한 자동 보정 기능을 통해 얼굴을 좀 더 하얗게 갸름하게 보이도록 하는 등 셀카를 즐기는 여성을 정확히 맞춰 제품화하였다. 또한, N1과 같은 로테이션 카메라를 채택하여 후면에 탑재된 1300만 화소 카메라를 전면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최근에는 중국 소비자들의 가장 큰 불만 중 하나인 배터리 사용 시간을 해결하기 위해 5분 충전 시 2시간까지 사용이 가능한 충전 기술을 선보이는 등 기술력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마션이 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 비보의 다양한 미래형 스마트폰들을 선보이며 자신들의 기술력과 함께 글로벌 기업으로써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있다.

Vivo X1
Vivo Xplay 5




프리미엄이다.


오포와 비보가 화웨이나 샤오미와 비교할 때 가장 차이가 나는 부분은 리테일 부분이다. 2013년 7월 샤오미의 홍미가 세계 모바일 시장에 커다란 충격을 주며 등장했을 당시, 화웨이도 이미 샤오미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아너라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준비 중에 있었다. 사실 온라인 마케팅 및 유통을 통한 제품의 판매는 당시 스마트폰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고 샤오미는 이런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중국 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만들게 된다. 하지만 오포와 비보는 이런 흐름을 따라가지 않았다. 그리고 주요 공략 시장 도시 또한 다른 회사들이 관심 있어 하는 북경이나 상해 같은 1선 도시가 아니라 2선, 3선 이하 도시를 주요 타깃으로 삼았다. 그리고 온라인이 아닌 소비자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체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오프라인 플래그쉽 스토어를 운영했다. 2013년 당시 중국 내 자기들의 플래그쉽 스토어를 가진 회사는 사실 삼성전자 정도였다. 화웨이나 샤오미는 2014년 이후에 1선 도시들을 기준으로 먼저 플래그쉽 스토어를 갖춰 나갔으니 비보와 오포의 오프라인 리테일 전략이 얼마냐 차별화된 부분인지 알 수 있다. 2, 3선 이하 도시들의 젊은 소비자들은 직접 매장을 방문하면 제품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주는 매장 직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매장 분위기에 호감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해당 브랜드에 인식 또한 프리미엄으로써의 가치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결국 호남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꾸준히 지속한 오프라인 프리미엄 리테일 전략은 최근 무섭게 상승한 시장 점유율과 시장 조사기관 카운터 포인트리 서치가 삼성전자에게 벤치마킹을 권유할 만큼 무서운 무기로 성장하게 된 것이다.



1선 도시로 그리고 해외로…


비보와 오포 두 회사 모두 2015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북경을 비롯한 1선 도시를 공략하고 있다. 기존 호남 지방의 2~3선 도시를 중심으로 펼쳤던 오프라인 프리미엄 리테일 전략을 1선으로 까지 확대 중이다. 이런 확대는 1선 도시를 주로 장악하고 있는 애플이나 삼성에게는 새로운 도전일 수 있다. 그리고 오포와 비보에게 또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미뤄왔던 해외 시장 공략 역시 병행하고 있다. 기존 동남아시아 위주의 시장 공략에서 유럽 시장을 비롯한 시장 확대는 향후 오포와 비보의 제품 유통과 관리 등 또 다른 역량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부분들이 성공한다면 샤오미, 화웨이와 같은 성공의 역사를 쓰는 또 하나의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보게 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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