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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둥 Aug 23. 2016

중국 모바일 업체의 생존 전략

두번째. 오포와 비보 이야기

2016년 6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 일어났다. 시장조사 기관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 샤오미 같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업체가 아닌 “오포”라 불리는 좀 생소한 업체가 6월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22.9%)를 기록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건 “비보”(12%)라 불리는 업체가 샤오미(6.8%, 5위)를 물리치고 화웨이(17.4%) 다음으로 3위를 기록한 점이다. 


사실,오포와 비보는 형제와 같은 회사다. 부부가오(BBK)라는 MP3를 만들던 업체에서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만든 자체 브랜드가 바로 “비보”고 부부가오의 창업 멤버였던 “토니 첸”이라는 사람이 부부가오의 MP3 브랜드였던 “오포”로 스마트폰은 만들기 시작한 게 두 브랜드의 시작이다. 지금도 부부가오의 자회사 개념으로 운영되고있다.



오프라인을 공략하라

두 회사의 존재감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3년은 우리가 잘아는 샤오미라는 브랜드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한 해이면서 온라인 마케팅과 판매라는 방법을 통해 샤오미가 새로운 시장을 만든 해이기도 하다. 이런 센세이션 때문에 화웨이나 레노보, 쿨패드와같은 대부분의 중국 업체들은 온라인 시장에 관심을 갖고 전용 브랜드와 모델을 출시하며 관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오포와 비보는 이들과 다른 행보를 걷는다. 바로 오프라인 리테일의 강화다.특히, 후난성을 중심의 2~3선 도시의 오프라인 리테일에 프리미엄 마케팅을 도입한다.

OPPO 매장 - 이미지 출처 : OPPO 사이트
OPPO 유니폼을 입은 매장 직원


애플 스토어와 같은 밝고 아늑한 느낌의 단독 매장과 동일한 색상의 유니폼을 입은 점원들, 그리고 어느 매장이든 고객들이 편안함과 브랜드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친절한 응대 등 다양한 부분에서 소비자 만족과 브랜드 이미지 향상을 위한 오프라인 마케팅을 펼치게 된다.

Vivo 매장 - 이미지 출처 : Vivo 사이트
Vivo 매장 직원


또한, 고객에 대한 프리미엄 대응을 위해 각 매장의 점원을 대상으로 본사의 교육 프로그램과 리워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새로운 제품이 나올때 마다 도시의 중심지에 있는 커다란 강의장을 마련해 그 지역과 인근 지역의 점원들에게 제품의 특징과 세일즈 포인트를 교육시키고 판매가 잘된 지점과 대상 점원을 포상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취했다. 이런 보상책들은 매장과 이를 관리하는 점원들이 오포와 비보의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무한한 애정과 충성도를 이끌어 내도록 했다.

OPPO, Vivo 두 회사 모두 Fan Community를 운영

결국 이런 점원의 애정과 충성도가 고객들에게 전달되고 이를 통해 전체적인 브랜드 가치와 판매 증진을 이루게 된 것이다.이런 오포와 비보의 오프라인 리테일 마케팅을 잘 살펴보면 애플의 애플스토어 마케팅과 유사함을 많은 부분에서 찾아 볼 수있다. 



20, 30대를 공략하라

오포와 비보가 후난성을 거점으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후난위성 TV를 통한 마케팅을 들 수 있다. 2013년부터 후난TV는 중국내 위성 TV중 한국 드라마를 가장많이 방송하는 TV였고 20~30대의 젊은 층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있는 위성TV였다. 오포와 비보는 이런 후난 TV의 한류 드라마 중간 광고에 슈퍼주니어와 같은 한류 모델들을 기용하여 브랜드 광고를 펼쳤고 최근에는 “태양의 후예”에 출연한 송중기를 모델로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출처 - 송중기가 출연한 Vivo X7 광고에서

이런 광고를 통한 브랜드 마케팅외에 비보와 오포는 각각의 회사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제품에 적용하고 이를 잘 부각시켰다.예를 들어 비보의 경우 슬림한 디자인과 메탈과 같은 소재를 적용하여 남성적인 강한 이미지를 만들었으며 음악이라는 기능에중점을 두고 다양한 음장 효과와 기능을 선보였다.

하루 평균 15만대가 판매되 상반기 OPPO 최고의 히트 모델된 R9

최근 삼성이나 엘지가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하고 있는 “고음질 원음재생”과 같은 기능을 비보는 이미 몇년 전부터 적용하였고 “베이어 다이나믹”과 같은 프리미엄 이어폰을 번들로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다.오포는 비보와는 반대로 여성 취향의 제품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셀카와 같은 카메라기능에 중점을 두고 2012년말에 이미 전면에 500만 화소 카메라를적용하고 셀카 이미지 보정과 같은 기능을 제공하는 등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다양한 부분들을 적용하고 이를 선보였다.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하다

결과적으로 수년 동안 1선의 대도시가 아닌 2~3선 이하의도시를 중심으로 20~30대의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고 이들의 튼튼한 지지를 받게 된 부분과 중국내 20만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확보하고 있는 경쟁력들이 오포와 비보가 오늘과 같은 결과를 얻게된 원동력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2015년 말부터 중국 스마트폰 판매 비중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던 비중이 점차 축소되고 오프라인 리테일을 통한 판매가 확대되는 현상과 맞물려 오포와 비보가 수년 동안 펼쳐온 전략이 빛을 보게 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시진핑 정부의 3선 이하 지역의 도시화와 맞물리면서 이미 이런 시장에 진출해 튼튼한 오프라인 리테일 망을 갖춘 오포와 비보에겐 향후 다른 경쟁사보다 우월한 경쟁력을 갖고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오포와 비보는 이제 이런 기반을 바탕으로 1선의 대도시를 공략하기 위해 나아가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이미 1선 도시를 장악한 화웨이는 1,000개의 현급 도시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겠다는 “천현(千县)계획”을 작년 말부터 시행중이며 ZTE는 올해를 “오프라인 매장의 해”로 선포하고 공격적으로 매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샤오미 또한 오프라인 유통망 강화를 위해 “샤오미의 집-샤오미즈자(小米之家)”을 전국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결국 최근의 오포와 비보의 급격한 시장 장악은 2~3선 이하 도시에 사는 젊은 층의 소득 수준 향상 및 저가를 선호하던 중국인들이 중고가의 스마트 폰으로 교체를 원하는 니즈가 맞물리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온라인으로 스마트폰을 처음으로 구매 했던 경험이 교체 시기와 맞물리면서 좀 더 좋은 사양과 비싼 가격의 스마트 폰을 온라인의 사양만 보고 결정하는 수준이 아닌 오프 라인에서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한 후에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이러한 소비 패턴의 변화는 이미 작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2013년 하반기 샤오미라는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난 저가 제품을 경험했던 소비자들의 교체시기가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의 각 업체들은 이런 시장의 변화를 읽고 작년부터 대응하기 시작했지만 오포나 비보처럼 이미 2~3선과 그 이하 도시에 20만개 이상의 튼튼한 오프라인 리테일 망과 고객층을 확보해 놓은 경쟁력을 단시간내 뛰어넘기란 그렇게 쉬워보이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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