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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왈 Feb 17. 2020

부다페스트의 외국인 노동자

우리는 모두 별의 먼지였다 05

트램을 타고 부다 강을 건너고 있었다. 창 밖을 바라다보았다. 하늘이 회색빛일 때. 국회의사당 건물이 밤에 더 찬란하다고 느낄 때. 도시 구석구석이 바람에 닳아 있을 때. 부다페스트에 겨울이 찾아왔다. 나는 내 몸피보다도 더 큰 외투를 입었다. 목도리와 털모자로 몸을 싸매고 있다. 내 얼굴은 내가 그곳 출신이 아님을 정확히 말해주었다. 나는 그들이 뭐라고 말하는지 알아들을 수가 없다. 그들에게 다가가 무슨 이야기를 하냐고 헝가리어로 물어볼 수도 없다. 우리는 눈을 마주친다. 다시 눈길을 거둔다. 어린아이는 눈길을 거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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