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시작한 '나'의 회사가 1주년을 앞두고 있다.
작년 2월쯔음 시작한 1인 기업이 한 해를 가득 채워간다.
뷰티 스토리텔링 컴퍼니, 발레레.
회사를 다니면서 '나'를 잃어가던 중 진정한 나를 찾고자 만든 '자기다움'이라는 뜻이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그리고 나다움과 나의 가치를 찾았을까?
2017년 1월.
회사는 한 살이 되었고 나는 서른 한살이 되었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29살이라고 믿고 싶지만
어쨌든 30대가 그토록 되고 싶었으니 마냥 싫진 않다.
지난 일년 간 무수히 많은 클라이언트를 만났다.
무슨 복이지? 운이 좋았다고 늘 믿고 있다.
그리고 훨씬 더 많은 것을 배웠다.
회사다닐 때처럼 옆에서 알려줄 선배가 없으니
조급한 마음에 책도 닥치는대로 읽었는데
내가 잘하고 있는지 못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어서
갈증이 나는 건 어쩔수가 없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한 4월의 봄,
회사 소개서를 돌리자마자 알음알음 일이 들어왔다.
처음부터 너무 많은 프로젝트를 해서였을까.
7월엔 번아웃 현상에 시달렸고
8월에는 척추 골절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그러던 중 9월엔 첫 직원과 이별도 했다.
마음이 먹먹했다. 얼굴에 그대로 쓰여져서 사무실을
쉐어하는 인생 선배까지 걱정하게 만들었다.
파트너 중에 감사한 분들이 많은 만큼 등돌린 사람도 있었다.
쉴 새 없이 일하고 수 없이 흔들렸다.
한번도 운 적이 없건만 펑펑 운적도 있다.
집 가는 골목길에서 남자친구에게 쎄게 차인 여자마냥
엉엉 소리를 내면서 울며 집까지 가는데
처음으로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을까? 라는 회의감이 처음 들었다.
그래도 다음 날 아무 일도 없었던 것 마냥
다시 프로페셔널하게.
다시 웃는 모습으로 출근할 수 있었던 건
아마도 지독하게 외롭고
세상에서 가장 억울해도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내 일이기 때문이겠지.
그리고 아직 이렇게 자존심 강하고 부족한 멍청이에게
여전히 손을 내밀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