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백구일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열한백구 Nov 10. 2023

라멘집

입김이 나올 정도로 부다페스트는 춥다.

더운 나라에서 넘어와서 더욱 춥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뜨근한 국물이 생각나던 차에

일본식 라멘집이 눈에 띄었다.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며 구글리뷰를 찾아보았다.

가장 눈에 띄는 리뷰를 적어보자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거기서 나와라."였다.

그 밖에도 라멘에 대한 불만들이 가득했다.

어쩌지??

이미 주문을 한 상태라

겸허한 마음으로 라멘을 기다린다.

내가 알고 있고, 기대하는 라멘의 이미지를 지운다.


라멘이 나왔다.

모양은 그럴싸했지만

맛은 라멘 맛이 아니었다.

라멘의 정체성을 지운상태라

놀랍지는 않았다.

예전 중국 윈난성에서 먹었던 국수 같은  맛이 났다.

라멘맛은 아니었지만 맛있었다.

밥을 추가로 시켜 국물에 말아먹고

구글리뷰에 최고점을 남겼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는 정형화된 모델을 가지고

누군가를 판단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라멘은 아닐지언정

맛있는 국수였었을

존재들에게 사과한다.

미안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