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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ora Jun 24. 2016

Be Inspired. Take Action.

NIx San Francisco 2016 행사 후기 

햇살 좋은 지난 토요일, 반짝거리는 바다와 하얀 요트가 한 눈에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포트메이슨 센터 (Fort Mason Center)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가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영감과 자극을 얻기 위한 선한 의지의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Net Impact San Francisco에서 진행하는 NIx San Francisco 2016라는 행사 때문이었는데요, Net Impact는 Young Professional들이 자신의 커리어를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영리 기관입니다. Campus leadership program, Impact at Work program 등을 통해 대학 또는 자신의 근무지에서 사회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낼 수 있도록 교육하거나, Net Impact 멤버들이 'Impact Careers'를 지속적으로 쌓을 수 있도록 자원과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연결해 주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Net Impact는 각 지역 별 Chapter로 운영되며, 현재 300개 이상의 Chapter가 있습니다. Net Impact San Francisco Chapter는 2011년 설립, 현재 약 1,800여명의 멤버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는 Net Impact의 San Francisco Chapter에서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샌프란시스코 local community 안에서 느끼는 사회 이슈를 선정하고 이를 위해 활동하는 연사들이 초청되었습니다. 선정된 이슈는 Climate Change, Social Equality, Transportation, Food였고, 각 이슈 별로 1시간 정도의 세션이 마련되었습니다. 


1. Climate Change

기후 변화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요인입니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마시는 물, 먹는 음식, 생태계를 이루어 함께 살고 있는 동, 식물 등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소가 없지요. 영화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역시 올해 오스카 남우주연상 수상 자리에서 Climate change에 대해 언급했었습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수상소감 중, 출처: 구글 이미지


Climate change is real, it is happening right now. It is the most urgent threat facing our entire species, and we need to work collectively together and stop procrastinating. ..... Let us not take this planet for granted. I do not take tonight for granted.

(기후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겪고 있는 가장 시급한 문제이며, 함께 합심하여 해결해야 하고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를 당연하게 여기지 말아주세요. 저도 오늘 밤 (받은 이 상을) 당연히 여기지 않겠습니다.)


Climate Change 세션은 기후 변화와 환경에 대한 논의보다는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연사들의 개인적인 경험, 조직 운영 노하우 등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5년의 금융 커리어 이후 임팩트 투자자로 전향한 Marco Vangelisti의 발표가 특히 관심이 있었는데요, 그는 발표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 핵심 질문을 공유해주었습니다. 


How will we feed the world? 

How do we address climate change? 

How do we fix finance?


그리고 그는 이 세 가지 질문에 대한 답으로 Slow Money의 Northern California Chapter를 만들고 운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Slow Money는 자본이 local food system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투자자와 농장, 소규모 푸드 비즈니스를 소개, 연결해 주는 비영리 기관입니다. 직접 투자를 하거나 펀드를 조성하지는 않고, 지역 별 챕터를 중심으로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됩니다. 재무적 성과 뿐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의 지속 가능한 성장, 더 나은 음식, 건강한 삶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투자의 성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Slow Money의 멤버와 투자 클럽을 통해 4,600만 달러의 투자금이 473개의 food enterprise에 투자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각자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1%를 우리가 살고 있는 땅과 지구를 위해 투자하여, 자본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세상, 바로 이런 세상이 Slow Money가 꿈꾸는 모습입니다. 우리가 투자하는대로 세상은 만들어지니까요! 


The investments we make today are shaping the world we live in.


특히 Marco는 Biophilia (생명과 자연에 대한 사랑), Empathy (공감)를 자신의 가치, 철학으로 선택하고 그에 부합하는 곳에 투자를 한다고 합니다. 개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투자 포트폴리오를 일치시키는 것이지요.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돈을 대하는 철학과 태도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2. Social Equality

Social Equality 세션은 하나의 그림으로 시작되었습니다. Equality와 Equity의 차이를 보여주는 그림인데요, Equality는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것을 주는 것 (Sameness)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그림에서 보여지듯이, 이는 모두가 같은 높이에 있을 때 의미가 있지요. 반면, Equity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기회'에 접근할 수 있는 것 (Fairness)을 의미합니다. Equality를 누리기 위해서는 먼저 Equity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Interaction Institute for Social Change | Artist: Angus Maguire.

(이미지 출처: 링크)


테크놀로지와 비즈니스 섹터에도 불평등의 문제가 존재한다고 많이 이야기들을 합니다. 그래서 각 섹터의 지식과 네트워크를 누구나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기관들이 이번 세션에 참가했습니다. 


(1) Code as a Second Language

Code as a Second Language (이하 CSL)는 STEM (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분야에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에 문제를 인식, 청소년들에게 웹디자인,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을 제공하고 tech 산업에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코딩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없어 이 분야로 진출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지요. 더 다양한 배경과 인종, 나이, 성별의 사람들이 tech 분야에서 일을 하게 되면, 더 경쟁력 있는,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 서비스와 상품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2) She Started it

She Started it은 여성 기업가들에 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발표자로 나선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 Nora Poggi는 남성 중심의 테크 스타트업 업계에서 여성 기업가로서 회사를 키워나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자신감이 없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패를 할 경우 그 실패를 자신의 실수로 받아들이는 태도도 강하구요. 그러나 다큐멘터리 속 여성 기업가들의 솔직하고 용기 있는 모습을 통해 "If she could do it, I could do it! (그녀가 했다면, 나도 할 수 있다!)"이라는 자신감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Official trailer 보기


이러한 기업가적 정신 (Entrepreneurial spirit)은 비단 여성 기업가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닐 겁니다. 우리 모두, 실패를 두려워 하지 않고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뛰어드는 용기와 도전 의식이 필요하지요. 이 다큐멘터리에 출연하는 한 여성 기업가의 말이 계속 머리 속에 맴돌았는데요. "If Plan A, Plan B and Plan C don't work, there's still 23 other letters in the alphabet. (플랜A, 플랜B, 그리고 플랜C까지 이루지 못했다면, 아직 23개의 알파벳이 더 있다.)" Plan Z까지 포기하지 않고 26번 도전하는 자세, 그리고 기업가들의 끊임 없는 용기와 끈기가 담긴 다큐멘터리의 영상이 무척 기대됩니다. 


3. Transportation

운송 수단은 먼 거리를 손쉽게 갈 수 있게 도와주는 편리한 도구이면서, 동시에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합니다. 집으로, 회사로, 학교로, 어디든 이동하는 우리들의 과정에 스트레스가 가득하다면,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면, 비용이 비싸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없다면, 그리고 환경 문제까지 발생시킨다면? 이러한 이동 과정을 즐겁고 건강하게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Velocity Commuting Solutions는 출퇴근을 조금 더 재밌게, 건강하게, 그리고 환경적으로도 책임 있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회사입니다. 바로 자전거, eBike를 통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Bike는 모터와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된 자전거입니다. 

eBike의 부품 및 기능 소개 

(사진 출처: 링크)


특히, Velocity Commuting Solutions는 회사와 직접 연계하여 직원들을 위한 교육 및 시승 프로그램 (corporate-direct educational and test ride program)을 운영합니다. 직원들의 건강한 출퇴근 습관을 원하는 회사가 Velocity Commuting Solutions에 요청을 하면 사내에 mobile showroom을 설치하여 eBike를 소개하고, 직원이 자전거를 구입하는 경우 약간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주는 프로그램을 함께 기획하기도 합니다. 자동차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출퇴근 수단을 자전거로 쉽게 바꿀 수 있도록 '다가가는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지요. 사실 홈페이지에 나온 비싼 가격에 잠시 놀랐지만, 앞으로 더 저렴하게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고안한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 Food

2050년 세계 인구는 90억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의 생태계를 보호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면서 전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세계의 어느 곳은 음식이 넘쳐 나지만, 어느 곳은 굶주림의 문제를 겪고 있는 모순. 어디에서 온 식재료인지 생산지도 모른 채 먹게 되는 음식들. 음식을 둘러싼 이러한 문제들을 누가,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요? 


(1) COPIA

COPIA는 사내 식당에서 또는 컨퍼런스나 행사 후에 남은 음식을 기부하고, 기부된 음식을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과정을 연결하는 온라인 플랫폼 회사입니다. 굶주림의 문제를 공유 경제 모델로 해결하는 곳으로, "Uber for Food Recovery"를 지향합니다. 기부된 음식의 사이즈, 양 그리고 수거 및 배달에 걸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여 기부자(회사)에게 일정 금액의 서비스 비용을 받습니다. 음식 기부와 관련된 데이터 분석 (예를 들면, 몇 명의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는지, 기부된 음식의 양은 어느 정도인지, 이 음식 기부가 환경적으로 어떤 임팩트를 냈는지 등)을 원하는 경우에는 비용이 더 추가되구요. 음식이 버려지는 것을 방지할 뿐만 아니라, 기부한 음식만큼 세금 공제도 받을 수 있으니 회사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이득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음식이 기부되는 과정에 필요한 차량과 도움은 Food Hero라는 자원봉사자들을 매칭하여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만 들으면, 음식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상하면 어쩌나, 기부하는 사람들이 정말 괜찮은 음식을 기부할까...라는 비판과 걱정이 마음 속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잔여 음식의 기부부터, 수거, 전달, 그리고 결과에 대한 리포트까지 일련의 프로세스를 테크놀로지로 간소화, 자동화하여, 예상되는 문제를 사전에 방지하고 긍정적인 효과를 최대화하는 것이 바로 COPIA의 핵심 역량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Tech for Good의 좋은 예이지요.


(2) Back to the Roots 

Back to the Roots는 Ready to Grow, Ready to Eat이라는 주제로 미니 정원 컨셉의 상품과 시리얼 등의 식품을 파는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창업가인 Alejandro Velez는 대학 시절 커피 가루를 활용하여 품질 좋은 버섯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간편하게 집에서 직접 키울 수 있는 식재료 상품을 디자인하여 판매하는 이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Garden-in-a-jar와 Garden-in-a-can은 유리병과 알루미늄 캔에 바질, 실란트로와 같은 식용 식물을 키울 수 있는 상품이고, Mushroom Farm은 종이박스를 열고 흙에 물을 주면 10일 내에 버섯이 자라는 farm kit입니다. 특히 이 제품들은 학교와 가정에서 아이들의 교육 자료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데요, Back to the Roots는 부모님과 선생님들을 위해 커리큘럼과 학습 자료를 홈페이지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내가 먹는 음식의 재료를 직접 키워보고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음식이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을 들여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다면, 음식을 남기지 않고 먹을만큼만 덜어서 소비하게 되겠지요. 그리고 음식이라는 것이 씨앗으로 시작해 흙 안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흙의 양분과 물을 흡수하며 자라나는 것임을 알 수 있다면, 깨끗한 땅과 물을 위해 환경문제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게 되겠지요. Back to the Roots는 단순히 집에서 식재료를 키워 먹는 상품임을 넘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문제를 조금 더 넓게 볼 수 있게 하는 상품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 정말 흐뭇했습니다. 


Back to the Roots의 판매상품들 (출처: 회사 홈페이지)



이번 행사는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행사였습니다. 이미 과거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행동을 시작한 기업가들을 만나 그들의 경험을 듣고 배우자. 그리고 현재 우리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무엇인지 이해하고 깨닫자. 마지막으로 뜻이 맞는 공동 창업자나 멘토를 만나보고 미래를 위해 행동하자.


행사 장소인 Fort Mason Center 내 강연장


저는 어땠을까요. 이번 행사를 통해 자신의 미션을 찾아 행동으로 옮긴 기업가들의 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이 지치지 않고 그 미션을 계속 수행할 수 있도록 그들의 entrepreneurial journey를 재무적, 비재무적으로 돕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임팩트 투자에 관심 있는 동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Be Inspired. Take Action.
Come Create Your Own Success Story. 


이번 행사의 주제입니다. 오늘 참석한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자신만의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갈지, 그리고 그 성공이 우리 사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이끌어낼지 많이 기대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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