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인서 Jun 11. 2024

디자인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못 잡겠어요

아이디어를 정리하지 못하는 디자이너


학생들과 함께 작업을 진행하다 보면 이런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이 작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못 잡겠어요.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가 학생들을 처음 가르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이 말이 무척 당황스러웠었다. 

이후에도 꽤 많은 학생들이 이런 말을 하는데 지금은 그냥 웃으면서 당연히 그렇지..라고 답을 한다.


생각을 해보면

디자인은 원래 감을 잡고 남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을 구체화시키고 시각화를 시키는 일이다.

우리의 일 자체가 두루뭉술하고 정확하지 않은 것에서 무엇인가를 만들어 그런 것이다.

그러니, 감을 못 잡겠다고 구체적인 게 없어서 못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


그건 디자이너의 역할을 부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디자인이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난 천지창조를 하는 신도 아니고 디자이너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한 가지 디자이너가 하는 역할 중에 중요한 것은 구체적이지 않은 무엇인가를 구체화하고 

시각화하여 눈에 보이는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정말 우리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진행하는 것은 아니기에 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말에는 동의하지는 않는다.




디자인 작업의 과정을 크게 두 단계로 나눈다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여 설계하기 그리고 그것을 시각화하기 이렇게 볼 수 있다.

디자인은 정답이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 사람의 의견에 의해서 뒤집혀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도 해야 하고 이 사람 저 사람에게 휘둘려서 매일 수정에 수정을 반복하는 

영혼 털리는 일들이 많기도 하다.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으려면 아이디어를 설계하는 단계, 그리고 시각화된 결과물 모두가

타인이 공감할 수 있는 설득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 프로젝트니까 내가 더 관심 있는 분야, 그리고 좋아하는 분야를 대상으로 디자인을 하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을 하는 이유, 그리고 이렇게 표현된 이유가 공감이 되어야 하는데

내가 좋아하니까...라는 이유는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나는 디자이너가 의뢰받은 일이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는 자유가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이라는 것은 결국은 클라이언트나 회사의 요구에 맞춰서 

적절한 솔루션을 제공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 프로젝트를 하더라도 결국에는 포트폴리오에 담겨야 하는 결과물이고 

그 결과물은 회사 입사에서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설득력을 충분히 갖춰져 있는 

작품이 되어야 한다.


회사에서는 내가 귀여운 것을 좋아하니까... 귀엽게 그림을 넣을 거예요... 이런 이야기를 했을 때

공감하면서 그렇게 하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 귀여운 콘셉트로 표현을 하는지, 그리고 메타포 적절한지에 대해서 소비자의 니즈는 둘째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우선 설득해야 한다.

회사 동료들도 공감하지 못하는 제품, 소비자는 당연히 공감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정리하지 못하는 디자이너


저는 기획이 약해요. 저는 기획을 못하겠어요. 

기획이 약해서 이런 분야는 저랑 안 맞아요.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많다.


디자인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설계하다...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그림 그리다는 의미가 아니다.

만약에 디자인이 그림을 그리는 것이 전부였다면 드로잉이라고 명칭을 해야 했을 것이다.


클라이언트나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그리고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설계하고

설계된 아이디어를 비주얼로 만들어 사용이 되는 것이다.

아이디어가 부족하다... 혹은 기획을 못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디자인이 그림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사고의 폭이 좁다


한번 한 생각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내 취향이 중요하다



그러나 

어떤 현상을 보고 멀리 그리고 디테일하게 바라보고 인사이트를 도출해야 한다.

또한 내가 첫 번째 한 생각이 가장 별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꼭 해야 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모든 사람이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는 고려를 해야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의 현상, 경제, 트렌드를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 

디자인 설계를 해야 한다.

작은 현상이라고 그것을 깊게 바라보고 사고하고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고민을 해야 한다.


아이디어가 부족한 것은 깊이 바라보는 시각이 부족하고 

배경지식이 쌓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는 디자인을 하는 것이 두려운 사람이었다. 

나는 왜 디자인 작업이 이렇게 힘들고 나를 지치게 만들까에 대해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었다.


나와는 맞지 않는 길일까..

혹은

나는 재능이 부족한 것일까..

그런 고민을 오랫동안 하다가 깨닫게 된 사실이 있었다.


디자인은 창의력이나 감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디자인을 잘 하려면 기본 훈련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마치 우리는 프로젝트가 주어지면 그때그때 나의 감에 기대어 무엇인가를 채워 넣는 것으로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다.


그런데 생각을 해보면 

운동선수가 시합에 나가기 위해서 그들은 매일매일 반복되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

시합에 나갈 준비를 한다. 

그리고 본 시합에서 전력을 다해 우승을 하기 위해 에너지를 쏟아내어 결과를 만들어 낸다.


그렇다면 우리는 본 프로젝트를 하기 전에 디자인 작업에 대한 학습이나 연구를 평소에 하고 있는가?

그렇게 하는 사람은 많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알게 되었다.

작업을 잘 하는 사람들은 일이 없어도 평소에 작업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디자인에도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소 쉬운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제대로 된 형태를 

그리려면 툴을 이용해서 수많은 것들을 그려봐야 한다.


그림을 오랫동안 그려왔다고 해서 일러스트레이터를 잘 다루지도 않았고

심볼의 형태를 잘 그려내지도 못한다는 것은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쳐오면서 

새삼 나도 깨닫게 되었다.




비주얼 요소를 잘 만들어 내려면 수많은 습작과 연습이 필요하다.

저 이거 못 그리겠어요...라고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종종 만날 때가 있다.

어떻게 이거 쉽게 그리죠?라고 묻는 학생도 있다.

쉽게 저절로 디자인 결과물이 나온다면 누가 왜, 디자이너에게 돈을 주고 

프로젝트를 의뢰하겠는가?


비주얼 요소를 만들어 내는 것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온라인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작품은 수많은 시행착오 그리고 디자인 시안을 만들고 

오랜 시간을 다듬고 다듬어서 만든 결과라는 것을 생각하고 봐야 한다.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디자이너의 머리와 손은 아주 바쁘게 움직여야 한다.

그리고 수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나오는 것이다.


왜 나는 이렇게 저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지?라고 고민이 된다면 

그건 아주 당연한 것이다. 

핀터레스트에서 보는 작업은 수많은 시안을 통해서 정리되고 다듬고 다듬어서 만들어진 결과이다.

그렇다면 나는 작업을 완성할 때 얼마나 많은 시안을 잡아보고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해서 

고민하고 완성도를 올리기 위해서 하나하나 작업을 다듬어 봤는가?


핀터레스트에서 스크롤을 하면서 지나쳐 버린 디자인 결과물은 작업자의 노력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완성된 것이다. 


그러니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외에는 자신이 부족한 것을 평소에 연습을 해봐야 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아이디어를 최대한 많이 시각화 시켜 표현을 해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수업 시간에 초기 작업을 보고 내가 다시 작업을 하라고 이야기를 하면 

아주 실망한 표정을 짓는 학생이 많다. 

내가 삽질을 했구나...라는 생각에 실망한 표정을 보이지만 


경험이 부족한 학생에게 처음 작업한 시안은 부족함이 많은 것은 어쩌면 매우 당연한 것이고

방향성을 다시 잡아 새롭게 작업하는 것도 흔하게 있는 일이다.

다시 작업을 시작하는 것은 일주일 간의 내 노력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작업한 결과물을 가지고 발전시키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내가 고민하고 작업을 하는 

그 과정에서 분명 발전을 했고 그것을 기반으로 다시 작업을 한다면 

훨씬 발전된 모습을 볼 수 있기에 쓸모없는 디자인 시안은 없다.


한번 해보고 잘 안된다고 아.. 왜 안되지? 이렇게 생각하지 말고 

내가 더 익숙해질 때까지, 그리고 더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을 때까지 

시안을 만들면서 많은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피카소는 생전에 5만 점 이상의 작품을 남겼다고 한다.

94세까지 장수한 그의 생애 중 80년을 활동기로 봐도 한 달에 50점 이상의 그림을 

그렸다고 볼 수가 있다.


그는 한 달에 50점의 작품, 하루에 2작품 정도의 그림을 그린 것이다.

어쩌면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천재가 아닐 수도 있다.

엄청난 노력이 그를 천재라고 믿게 만들었을 뿐인 것이다.

그의 노력을 우리는 너무 쉽게 천재라는 단어로 단정 지은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하루에 2작품을 만들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가?


만약 이 정도의 노력을 했는데 작업이 잘 안된다면

미련 없이 디자인을 그만둬도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루에 2작품을 만들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혹시 재능이 부족해서 디자인을 못한다고 생각하는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사람은 한 세기에 겨우 한 두 명 존재할까 말까 한다.

재능이 부족해서 디자인이 안되는 게 아니라 학습이 잘 안되어 있기 때문에

작업하는 것 자체가 어색해서 결과물이 안 나오는 것일 뿐이다.


내가 좋아서 시작한 디자인을 즐겁게 하려면 

내가 생각하는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만이 진정을 내 일을 즐길 수 있다. 


좋아하는 일을 즐기려면 그만큼 프로젝트를 잘 진행할 수 있도록

사전에 많은 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디자인 수업신청은 아래의 게시물을 참고하세요. 

일대일 과외수업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별도의 개강일이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수업스케줄에 맞춰 수시 모집으로 등록할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inmayde/223468469802



진로상담 및 포트폴리오 상담은 아래 내용을 확인하세요.

무료 상담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https://blog.naver.com/inmayde/222373053299


카카오톡 : Sunnyside07up

카톡은 수강신청과 상담 신청용으로 만 사용됩니다. 

무료상담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정식 상담을 신청 후, 상담 시간에 문의를 해주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