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다그쳐봐야 소용없다
이걸 깨닫기까지 참 오래도 걸렸다.
그동안 10여 년에 걸쳐 작게, 그리고 크게 프로젝트를 리드해 봤다. 아니, 학교 다니면서, 또 여러 사조직에서 팀을 리드해 본 경험을 합쳐보면 더 될 것 같다. 무슨 형태가 되었든, 1명 이상에게 리더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좋은 리더가 되고 싶어 이렇게 저렇게 해 봤지만, 본질을 잘 못 이해하고 있었으니 이게 될 리가 없었다.
핵심은 모든 팀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동기부여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나는
what을 강조하고,
각자의 what을 검사하고,
what 이 더 잘되도록 격려하곤 했다.
틀렸다. what을 아무리 강조해도 각 팀원들이 그 일을 왜(why) 해야 하는지 스스로 설득이 되어있지 않다면, 아무리 으쌰 으쌰 해도 오래가지 않는다.
아무리 닦달해봤자, 압박해봤자 더 나은 생산성과 창의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팀은 지쳐만 갈 거다. 그러나 이미 오래 전부터 수많은 책에서, 또 위대한 리더들은 동일한 충고를 해 주고 있었다. 내가 무시한 거다. 혹은 그 충고들을 저평가했는지도 모른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조직문화니, 1:1 미팅이니 하는 조언들에 대해서 무시해 왔다 . 하루하루 살아남아야 하는 스타트업에서 '사치'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미 엄청나게 큰 조직에서 하는 배부른 소리라고 생각했단 말이다.
그러나 이젠 아니다. 생존을 위해서라도 더더욱 우리 팀은 동기부여가 되어 있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100% 왜 자신이 이 일을 하고 있는지 알게 해야 한다. 그게 안되면 100% 리더의 실패다. 혹은 그 사람을 채용한, 이 팀에 합류시킨 리더의 잘못이다. 채용하지 말거나, 이 팀이 아닌 다른 팀 합류를 고려했어야 한다. 종종 해당 팀원은 스스로조차 이 팀에 오는 것을 잘 모를 때가 있기 때문에, 리더가 더 큰 그림으로 보고 안내해주어야 한다.
나 스스로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기술적으로도 더 발전하고 싶고, 설계도 더 잘하고 싶고, 시스템 구축에 대한 노하우도 더 쌓고 싶고 그랬다. 그런데 한 가지 착각한 게 있었다.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제일 필요한 역할과 역량은, 각 팀원들이 자신의 100% 를 넘어서는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게 내 현재 커리어다. 각 팀원이 자신감을 가지고 일에 임하고, 보람을 느끼게 하고, 팀에서 협업에 어려운 점이 있다면 뚫어주고, 좋은 방법론이 있다면 리서치해서 적용하고 실험하고 측정해서 개선하는 것이었다. 쓸데없이 나 자신만을 바라보고 커리어를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그게 바로 팀 리더가 가져야 할 책임이자 권한이다.
그러려면 당연히 나 스스로도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이 일에 대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어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동기부여는 한 번 세팅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나 스스로도 매일 해야 하고, 우리 팀 전체가 매일 리마인드 되고 부스트 될 수 있도록 나는 계속 깨어 우리 팀을 지원하고 도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