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때면 다음 해의 소비트렌드를 전망하는 책들이 서점가 이슈로 떠오르곤 한다. 우리리나라도 아열대 기후로 접어든 만큼 40도가 넘는 무더위가 가고 선선한 날씨가 스쳐 지나가는 이 시기는 혹한이 예고되는 올 겨울에 앞서 홍보 업계에서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매해 새로 바뀌는 12 간지 띠의 변화에 맞춰 이러한 소비트렌드를 가장 먼저 발표하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올해도 어김없이 을사년(乙蛇年)의 해를 맞아 <트렌드코리아 2025> 출간하고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는 AI 시대를 맞아 기존 네이버지식iN의 AI버전인 네이버 AI 검색서비스 'CUE'를 통해 "트렌드코리아 2025년 키워드는 뭐야?"라고 검색어를 입력해 봤다. AI는 내년도 소비트렌드에 다음과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2025'는 다가오는 해의 주요 소비 트렌드를 제시하며, 이를 10개의 키워드로 요약한 '스네이크 센스(SNAKE SENSE)'를 발표했다. 점차 지속가능성이 강조되고 개인화되고 세분화되는 소비 추세를 반영했다.
대표적인 키워드로 집단의 경계가 사라지고 개인의 취향이 두드러지는 #옴니보어를 꼽았다. 이어 평범한 일상을 추구하는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행복 기준으로 뽑았다. 작고 귀여운 존재의 힘을 나타내는 #무해력, 한국적인 것에 대한 다양한 답을 제시하는 #그러데이션 K를 키워드로 선정됐다. 이외에도 #토핑경제, #페이스테크, #물성매력, #기후감수성, #공진화 전략, #원포인트업 등을 선정했다.
이 10가지 키워드의 영문 설명 첫 글자를 조합하면 ‘SNAKE SENSE’가 된다.
1. 옴니보어(Omnivore):성별, 나이, 소득과 같은 전통적인 구분이 무의미해지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는 잡식성 소비자가 늘어날 것입니다.
Savoring a Bit of Everything: Omnivores
소비의 전형성이 무너진다. 나이와 성별, 소득, 인종에 따른 경계와 구분이 지워지고 완전히 새로운 소비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옴니보어 소비현상이다. 옴니보어는 원래 잡식성(雜食性)이라는 의미지만, 파생적으로 “여러 분야에 관심을 갖는다”는 뜻으로도 쓰인다. 고정관념이 사라진 시대, 모든 전제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다.
사례) 유명 명품 패션 액세서리를 한 소비자가 명동의 푸드코트 맛집에서 한끼를 때우다
2. 아보하(#Aboha):소소한 행복을 넘어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만족을 찾는 새로운 행복의 개념입니다.
Nothing Out of the Ordinary: Very Ordinary Day
‘아주 보통의 하루’를 말한다. 사람들은 오늘 하루가 무사히 넘어간 것에 감사하며, 내일도 오늘 같기를 바란다. 특별히 좋은 일이 없어도 안온한 일상에 만족한다. 행복 담론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있다.
3. 토핑경제(Topping Economy):기본 상품보다 추가적인 '토핑'이나 커스터마이징에 더 큰돈을 쓰는 소비 행태입니다.
All About the Toppings
피자의 도우가 같더라도 토핑이 다르면 이름과 가격이 달라진다. 같은 신발, 같은 가방이라도 무엇으로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세상에 둘도 없는 나만의 것이 된다. 토핑경제에서는 소비자가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한다.
4. 페이스테크(Face Tech):감정과 표정을 읽어내는 기술이 발전하며, 이를 통해 감정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 떠오릅니다.
Keeping It Human: Face Tech
누구나 먼저 얼굴을 본다. 기술도 마찬가지다. 무생물인 기계에 표정을 입히고, 사람의 얼굴과 표정을 정확하게 읽어내며, 사용자마다 각자의 얼굴을 만들어주는 ‘페이스테크’가 뜬다. 생성형 AI 만능시대, 앞으로는 사람의 감정을 읽고 대응하는 능력을 갖춘, 최대한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기업과 상품이 선택받을 것이다.
5. 무해력(Harmless Power):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에 대한 선호 현상이 나타납니다.
Embracing Harmlessness
작고 귀엽고 순수한 것들이 사랑받는다. 이들은 우리에게 해롭지 않다. 자극이나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사방이 나를 공격해 오는 것만 같은 험한 세상, 작고 귀엽고 연약한 존재는 그 자체로 힘을 갖는다. 무해하기 때문에 가지는 힘, 즉 ‘무해력(無害力)’이다.
6. 그라데이션 K: 세계화와 로컬화가 서로 빠르게 섞이며 0과 1 사이 그라데이션이 진행 중인 K(KOREA)-사회
Shifting Gradation of Korean Culture
단군의 자손, 단일민족, 단일문화 등의 개념이 서서히 옅어지고 있다. 한국은 외국인 인구 비중이 5%에 육박하는 ‘다문화 국가’다. 세계화와 로컬화가 서로 빠르게 섞이면서 지금 K는 0과 1 사이에서 그러데이션이 진행 중이다. 그러데이션(gradation)은 농도나 정도가 변해가는 단계를 뜻한다.
7. 물성매력: 콘텐츠와 기술이 발달할수록 실물로 경험하기를 원하는 소비자
Experiencing the Physical: the Appeal of Materiality
디지털 사회라지만 우리는 엄연히 물질의 세계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보고, 만지고, 느끼고 싶어 한다. 콘텐츠와 브랜드, 기술이 발달할수록 소비자들은 체화된 물성(物性)으로 경험하고자 하며, 그 기억을 더 오래 간직한다. 지금, 당신의 상품에는 물성의 매력이 필요하다.
8. 기후감수성: 기후변화 문제를 다루는 태도
Need for Climate Sensitivity
역대급 무더위가 삼켜버린 2024 대한민국. 기후변화는 ‘현존하는 위험’으로 급부상했다. 기후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그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기후감수성’은 이제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고 있는 뜨거워진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덕목이다.
9. 공진화전략: 다른 산업을 함께 도모하는 공동 성장
Strategy of Coevolution
상생을 도모하는 자연 생태계의 공진화(共進化)에 비즈니스의 해결책이 숨어있다. 상호연결성이 높아진 오늘날의 경제에서는 업종은 물론이고 다른 산업과도 긴밀한 연계를 통해 공동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협력하고, 애플은 오픈 AI와 손을 잡는다. 적과 나를 구분하지 않는 상생의 진화 전략, 공진화에 주목하라.
10. 원포인트업: 지금 도달 가능한 한 가지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것
Everyone Has Their Own Strengths: One-Point-Up
요즘 직장인들은 위대한 인물을 롤모델로 삼기보다는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며 조금씩 성취감을 쌓아가고자 한다. 나다움을 잃지 않는 자기 계발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원포인트업’이다. 1퍼센트의 변화면 충분하다. 나만의 밸류업을 시작하자.
한편,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2008년 말 <트렌드 코리아 2009>를 시작으로 매년 도서판매 사이트 1위를 지키는 국내 대표적인 인사이트 서적이다. 이번 <트렌드 코리아 2025>도 9월 25일 출간 직후 교보문고와 예스 24 등 주요 서점에서 종합 1위를 기록하며, 이미 2쇄 판매에 돌입했다. / Written by 소셜큐레이터 시크푸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