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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숏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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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영신 Nov 04. 2024

숏폼 시장의 시작

<숏폼시대>(1)  중국에서 성공하고, 세계 무대로 확장하다

12월에 출간될 <After Netlfix>에 이어 25년 상반기를 목표로 <숏폼 시대>란 제목의 책을 쓰고 있습니다.  숏폼 시장의 열기가 대단합니다. 반면에 롱폼 시장은 지금 죽겠다고 난리구요. 때문에 숏폼 시장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습니다.  숏폼 드라마가 인기라는데 들어가볼까? 부터 어떻게 하면 마케팅을 잘 할 수 있지 등등.  서 있는 위치에 따라 다른 질문들이 튀어나오지만 차분히 답변도 하지 못하는 건 매 한가지다. 무작성 뛰어들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구요. 생각도 정리할 겸 관련 자료나 글을 긁적거려 보려고 합니다. 이런 내용 저런 내용 궁금하다는 것들 있으면 언제든지 알려주시고, 여기저기 찾아가 볼만 한 곳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글쓴이 주)


1. 북미에서 못 피운 꽃, 중국에서 개화하다


숏폼(shortform)이란 형식 자체는 최근의 일은 아니다. 단순히 "짧다"란 것에 의미를 둔다면 20세기 초 영화와 텔레비전 산업이 시작되면서 등장한 광고나 트레일러(trailer)가 기원이다. 짧은 영상으로 사람들의 주의를 끌고 기억에 남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던 것이다. 특히나 광고는 제한된 시간에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숏폼 형식의 전형에 가깝다.

(참고) 예고편이 직관적인 표현이다. 그러나 1910년 예고편은 본 영화가 상영되고 난 뒤에 보여주었다. 뮤지컬 공연이 끝난 뒤에 보여준 차기 영화 소개, 그게 트레일러의 시작이다. 그랬으니, 견인차 뒤에 붙이는 트레일러라는 표현이 정확할 수밖에. 1930년대부터는 트레일러가 상영작 앞에 붙었지만, 이미 입에 붙은 이름은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자주 이야기하는 숏폼은 1)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2) 사람들이 짧은 시간 동안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게 된 물리적 환경이 조성되면서부터 시작된 새로운 트렌드에 가깝다. 거기에 유튜브 같은 개인 스스로가 UCG(User Created Content)나 UGC(User Generated Content)를 게재할 수 있는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삶을 초단위로 살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트렌드에서 뒤처지기 싫은 욕망은 온갖 콘텐츠의 요약본을 양산했다. 16부작 드라마를 1시간, 혹은 20분 이내로 줄여서 설명해 주는 영상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영화를 빨리 감기로 보는 사람들>에서 분석한 것처럼 이들에게 영상은 즐기는 콘텐츠가 아니라 알아야 하는 '정보'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약본을 숏폼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시장은 항상 극단으로 치닫는 경향이 있다. 몇 분짜리 영상은 더 짧아지기 시작했다. 더 이상 요약을 담아낼 수 없는 형식이 갖춰지자 그 자체가 독자적인 완결성을 가진 영상이 되었다. 15~30초, 길어야 1분 내의 영상에 적합한 새로운 내용을 갖춘 독립적인 영상 시장이 만들어진 것이다.


미국이 연 숏폼 시장


숏폼 자체는 스냅챗(Snapchat)과 바인(Vine)이 문을 열었다. 스냅챗은 2011년 친구끼리 사라지는 짧은 영상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으로 주목을 끌었다. 한때는 페이스북이 30억 달러 인수 제안을 하기도 했고, 2016년에는 구글이 100억 달러 인수 제안을 할 정도로 매력적인 서비스였다. 그러나 수익 구조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17년 상장 이후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바인도 비슷하다. 2013년 6초 영상이란 신박한 개념으로 시장에 진입한 후, 트위터에 인수되더니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중국에서 개화하다

반면에 중국에서는 숏폼이 인기와 수익 두 마리를 모두 잡았다. 2011년 콰이쇼우(Kuaishou)가 움직이는 gif로 시장에 진입했고, 2016년 더우인(Douyin)이 등장해 숏폼 시장을 이끌었다. 왜 중국이냐에 대해서는 여러 대답이 존재한다. 다만  스마트폰의 보급, Z 세대의 등장 등등은 전세게가 공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 숏폼이 등장한 배경을 단순화시켜 보면 1) 규제 회피, 2) 결제 편의성으로 요약된다. 중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긴 하지만, 중국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미디어를 검열하고 있다는 시장 바닥에서는 상식이다.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영화나 뉴스는 사전 검열을 하고 있다. 숏폼은 길이가 짧아서 검열의 대상이 되기도 어렵거니와 검열에 해당될만한 내용을 담기도 쉽지 않다. 더구나 길이가 짧아서 누구나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모바일 시장으로 단숨에 진화한 중국은 위쳇 중심의 결제 생태계가 구축되어서 단품 구매나 인앱 결제가 자연스러웠다.


콰이쇼우(Kuaishou), 더우인(Douyin)은 중국 내 서비스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서비스 성격은 사뭇 다르다. 콰이쇼우가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는 곳이라고 한다면, 더우인은 음악에 특화되어 있다. 그러나 수익 모델은 둘 다 커머스가 강점이다. 광고 수익 등이 있을 수는 있지만, 서비스의 특성 때문에 적극적으로 광고를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보다는 직접 마케팅을 한다거나, 라이브 방송을 통한 커머스가 보다 보편화된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거래액만으로 따지면 더우인이 8천억 위안(약 159조)으로 1위, 그리고 콰이쇼우가 6천8백억 위안(135조)으로  2위다. 이들 서비스의 BM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중국의 전자성거래 시장에서 더우인등과 기존 커머스 사업자 간의 쟁탈전이 치열했다.
더우인의 라이브방송


바이트댄스, 틱톡으로 숏폼을 세계화하다


둘 다 중국에 올인했다. 더우인을 서비스하고 있는 바이트댄스(byteDance)는 숏폼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글로벌 시장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러나 브랜드명도 어렵고, 중국의 콘텐츠 선호도와 해외의 콘텐츠 선호가 확연히 다르고, 특히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데이터 보호에 대한 민감성이 여타 국가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을 인지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새로운 브랜드로 북미 시장을 기점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틱톡(Tiktok)이다.


(참고) 바이트댄스는 상장회사가 아니라서 정확한 실적을 확인할 수 없다. 다만 정기적으로 실적을 공유하고 있긴 하나, 세부적인 내용을 공유하진 않는다. 전체적으로 이익을 보고 있다는 정도의 정보만이 공유되고 있으나, 데이터 보호 등 규제 이슈에 대한 대응 때문에 틱톡의 손익이 그리 높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즉 더우인의 수익성이 좋고, 틱톡의 수익성은 낮지만, 전체적으로 바이트댄스는 수익성이 괜찮다는 의미다.


틱톡의 성공을 본 기존 온라인 미디어들도 유사한 서비스를 포함시켰다. 릴스나, 유튜브 쇼츠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틱톡이 상대적으로 그 특징이 분명한 반면, 유튜브 쇼츠와 릴스 등은 콘텐츠의 성격이 두리뭉실하다는 차이가 있다. (각 서비스별 특징 등도 다음에 다룰 예정이다.)


드라마 숏폼 플랫폼의 등장


숏폼이 성장하면서 이용자들의 요구조건이 조금 더 다양해졌다. 처음엔 소소한 일상사나, 가벼운 오락 거리를 공유하거나 제공하는 것으로 만족했으나, 점차 드라마 같은 것에 대한 수요도 생기기 시작했다. 일상사나 오락거리야 개인들이 서로 주고받는 것으로 족하지만, 드라마 같은 콘텐츠는 누군가가 본격적으로 비용을 들여 제작을 해야 한다. 숏폼 서비스가 주로 커머스 기반의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비용을 들여 콘텐츠를 수급해서 제공하더라도 적절한 수익을 보장해 줄 수가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따라서 드라마 중심의 숏폼 플랫폼은 더우인, 콰이쇼우, 틱톡과는 다른 수익 모델을 갖추어야 했다.


이것이 작동하는 데까지 시간이 걸린 셈이다. 이 역시 최초는 미국이었다. 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미디어 언저리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게 작동이 될까라면 의구심을 품었던 그 서비스, 바로 퀴비(Quibi)였다. Quick Bites의 약자라며 10분 이내의 짧은 드라마와 예능 콘텐츠. 그러나 품질만큼은 레거시를 뛰어넘는다고 주장했던 서비스였다.  드림웍스의 공동 창업자였던 제프리 카젠버그와 이베이 CEO 출신 메그 휘트먼이 약 17억 5천만 달러를 투자금을 모아서 시작한 서비스다. 턴스타일(Turnstye)란 새로운 기법을 선보이기도 했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동참하는 등 화제성이 풍부했으나, 결국 소비자의 지속적인 관심을 끄는데 실패했다. 2020년 4월에 정식 서비스를 선보였고, 6개월 뒤인 10월에 서비스를 접었다. 아마도 미디어 역사상 가장 황당한 실패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반면에 2020년 중국에서 드라마박스(Dramabox)가 출시되었고, 21년 굿쇼트(GoodShort), 그리고 22년 FlexTV와 MoboReels가 출시되었다. 그리고 미국에서 2022년 Reelshort가 등장했다. COL 그룹과 Joey Jila가 공동으로 투자해서 크레이지 메이플 스튜디오(Crazy Maple Studio)를 설립하고, 이 크레이지 메이플 스튜디오가 선보인 드라마 숏폼 플랫폼이 바로 ReelShort이다.  미니 드라마 형식의 콘텐츠, 특히 여성 사용자들을 겨냥해 로맨스와 판타지 같은 장르를 주제로 하고 있다. 미국 시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대단했다. 2023년에는 틱톡을 제치고 미국에서 엔터테인먼트 다운로드 순위 1위를 기록한 적도 있을 정도다.


https://foxdata.com/kr/blogs/how-reelshort-became-a-great-hit-around-the-globe-especially-the-usa/


흥미로운 건 단품 판매나 유료 구독자 서비스로 구성된 릴쇼가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익을 내는 구조는 ...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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