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마음 앓이를 일주일이나 하고 있어서 문득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고, 멍한 순간이 많았고 웃고 싶지 않은 순간이 많았고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알기에 스스로 무던히도 괜찮아-를 외치고 다독였다.
다행인 건, 내가 왜 이런 기분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다는 사실 단 하나였다,
술에 잔뜩 취해 네게 전화해 아무 말이나 늘어놓았던 밤, 기억은 하나도 나지 않지만 잠에서 깨어나니 이상하게도 마음이 매우 가볍다, 가끔 사라진 기억들은 이렇게 후련함을 주기도 하니까.
모든 게 다 괜찮아진 느낌이랄까,
아픈 게 두려운 게 아니라 당신을 잃을까 두려웠다. 이 바보같은 감정 앞에서 나는 다시
이런 시간이 지나면 또 좋은 날도 오겠지, 라고 중얼거렸다.
시간이 또 얼마나 흐른 건지 빨간 보름달이 떴다, 여전히 달은 예쁘고, 밤은 깊다.
다 좋아질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