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더디 간다고 느껴지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평안하지만 따분한 하루가 이어지기 때문일 수도 있고, 머리에서 해야할 일들이 끊임없이 맴돌기 때문일 때도 있다. 이번 주의 경우에는 감정 변화폭이 커서 유난히 한 주가 길게 느껴졌다. 평소라면 한 달 정도의 기간동안 느꼈을 다채로운 감정을 일주일 내에 겪었기 때문이라는 뜻이다.
오늘밤엔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 고양이의 보드라운 가슴팍에 귀를 갖다댔다. 고롱고롱. 나의 작고 귀여운 고양이가 살아있는 소리. 편안하게, 내 손길을 무조건 반기는 존재가 내 곁에 있음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소리. 한참을 엉거주춤하게 쪼그리고서 작은 고양이에게 기대있었다. 이상하게 오늘만은 고양이도 앙탈 부리지 않고 한참을 내게 곁을 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