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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일기

'작가의 빌라'를 읽고

by 멜리에스컬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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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픽션 작가 나는 오래전 작가의 빌라에서 만났던 기성남자 작가 효연의 딸 소은을 만나. 함께 짧은 여행을 하게 된다. 효연은 나와 필명이 같았다. 그 시절 육아 일기로 이미 유명작가이던 효연은 거만한 태도를 보이고, 밤늦게 방문을 크게 두드리며 위협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지난 일. 효연은 생의 후반부 자신으로부터 피해를 입었더나는 한 인물에게 시달렸고, 스스로를 가둔뒤 초라하게 죽어갔다. 소은과 나는 그 피해자와 효연이 머물렀던 작가의 뜰이라는 곳에 들러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아보고자 했다. 나는 작가의 빌라에 머물던 시절 광장에 나가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렸다. 그들은 나와 마찬가지로 예술가였지만 주로 음악과 춤을 추는 친구들이었다. 그들과는 이제 모두 멀어졌다.


이것이 이 소설의 대략적인 줄거리이다. 이제막 예술가로서 발돋움을 하던 그 시절과 이미 유명 작가가된 지금의 나는 다르다. 지금의 나의 입장에서 과거를 기억한다. 그리고 효연의 딸과 공통의 기억인 그 시절의 효연에 대해서 생각한다. 효연을 기억함에 있어서 소은과 나는 결코 그를 바람직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를 아주 악한이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매우 나쁜 기억을 가진 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휘발되었는지도 모른다. 여행이 끝났을 때는 여행의 목적은 중요하지 않게 된다. 효연이란 사람도 과거의 기억보다도 소은과 함께한 시간만이 남게 되는 마법을 발견한다.


유명작가로 작가의 빌라에 머물던 효연과 어울려 이야기하던 사람들 때로 무례와 친절을 넘나들던 그들의 모습도 어느 순간 한심하고, 속물적인 인간들처럼 보이다가 그 존재가 희미해진다. 시간 속에서 인간이란 그렇게 허무하게 힘을 잃어가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나는 그들의 광장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 광장은 어느 시점의 광장이었을까. 아마 최근의 내란을 겪었던 그 광장이었을지도 모른다. 작가의 빌라에 모인 사람들, 나의 친구 지영 또한 어쩌면 그 광장의 동료들이었을지 모른다. 한때 같은 목표를 위해 몰두하던 사람들이었다는 것 그것만큼은 남지 않을까.


위 글을 음성으로 듣기 싶으신 분들은 클릭하세요.

https://youtu.be/vBHt4v80Wt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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