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댐에서 부릅니다.
안동에서 톡이 왔다.
아버지의 시다. 나는 전화로 "문장이 이상해요, 맞춤법이 안 맞는 거 같아요"라고 말했는데 아버지는 일부러 그런 거라고 시의 맛을 살리려고 그런 거 아니겠나 넌 어찌 그런 맛도 모르냐? 라고 답했다. 그렇지요. 그런 단계의 맛을 어렴풋 알고 있지만 설마 그 맛을 위해 일부러 그런 문장을 쓰신 건 아니겠거니 의심한 제가 못난 아들입니다.
안동은 아버지의 고향이다.
아버지는 지금도 안동에서 산다. 안동에 살면서 저녁이면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둔치를 달린다. 달리다 보면 안동댐이 나온다. 안동댐에는 월령교가 반짝거린다. 반짝거리는 인파로 얼마간 안동댐이 북적거린다. 아버지는 어느 때부터 안동에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며 한탄했다. 한탄하면서 안동의 전통 춤을 춘다. 주로 안동역 앞에서 춘다. 외지인들은 안동댐과 안동역에서 월령교와 전통춤을 본다. 아버지는 안동댐과 안동역을 오간다. 안동을 보러 온 외지인들을 보러 간다. 외지인들이 보는 월령교를 보고 외지인들 앞에서 전통춤을 춘다. 월령교와 전통춤이 아니더라도 늘 외지인을 부르는 현지인을 독려한다. 나는 현지인이었다가 외지인이 되기를 반복하는데 안동에 갈 때마다 현지인이 된다.
현지인이 되어 아버지와 같이 월령교 건널 때가 좋다. 아버지의 전통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뛴다. 안동을 부르는 아버지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