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와이즈허브 Mar 09. 2021

저작권

아들 등교 D+8


오늘도 그의 학교는 평온하였나 보다.  쉬는 시간에 친구들과 얘기를 좀 하니라고 물었더니  안 한단다.

아들놈의 이야기를 100% 믿을 수는 없지만,  내 머릿속에 "화산고" 혹은  막 대결을 시작 한 무림 고수들의  정중동의 기싸움이 그려지는 건 내가 과민한 탓이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생활이 재밌다고 하니 다행이다. 


아들이 뭘 사달라고 하면  노래를 만들어라.  그러면 네가 원하는 걸 종류별로 색깔별로 살 수 있다. 

라고 세뇌하듯이 말했다. 어쩌면 저작권이 있는 삶은 내가 바라는 삶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들이 내 나이가 되면 저작권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입시공부에 치이는 것보다는 저작권을 가질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글자를 알게 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책을 읽어야 해서 위인전을 한 권 뽑아 들고 방으로 들어가는 아들. 얼마쯤 지났을 때인가  엄마와의 대화가 흘러나오고 그걸 듣고서 보고 있는 책기 김정호 위인전이라는 걸 알았다. 


아들 :  "엄마!!" 

엄마: "왜?" 

아들 : (밑도 끝도 없이) "김정호가 나빴네, 나빴어" 

나 : (김정호가 나쁜 일 한 게 없을 텐데) 

엄마 : "왜 나빠?" 

아들 : "남의 그림을 베껴 그려서 팔았데."  


저작권 개념이 있는 아이로 크고 있는 듯해서 뿌듯했다. 


#저작권 #위인전 #고산자 #김정호 #모사 #카피라이트 #초등학생 #육아일기 #관찰일기 #에세이 #수필

작가의 이전글 학원 뺑뺑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