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eatitudo Aug 17. 2021

MD는 뭐하는 사람이에요?

기획하는 사람, MD / 허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는 질문. 

어떤 일 하세요? 

항상 열심히 설명은 하는데 돌아오는 건 물어보기 전보다 더 모르겠다는 사람들의 표정. 언젠가부터 나와 직업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하면 내가 하는 일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혹시나 이런 나의 고민에 도움이 될까 읽어본 책. 기획하는 사람, MD. 

출처: Yes24

취준생 시절 회사 경험이 전무했던 내게 MD란 단순히 좋아 보이는 상품을 고르는 사람이었다. 꽤 오랜 시간 문구를 좋아했던 나는 귀엽고 실용적인 문구를 고르는 MD가 되고 싶었다. 단순히 내 취향을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고 좋아해 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우연히 MD가 되어 일을 해보니 꽤나 귀찮은 직업이었다. 예쁜 상품만 고르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람들의 취향은 천차만별이고 내가 고른 상품이 실제로 발주가 되려면 이 상품을 왜 구매해야 하는지 온갖 근거를 다 준비해야 했다. 가격은 적절한 지, 시장에서 먹힐지, 기존 상품중에 비슷한 건 없는지, 상품에 하자는 없는지, 생산업체는 믿을 만한 곳인지 등. 고민하고 선택해야 할 일 투성이었다. 그렇다고 상품을 선택하고 발주하면 끝이냐 하면 이제부터 일은 시작이다. 어떤 특장점을 살려서 패키지에 실어야 하는지, 판매가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지, 생산업체가 사고 없이 생산은 잘하는지, 상품이 입고되면 판매는 잘 되고 있고 안 되면 원인이 무엇인지 등 처음부터 끝까지 다 신경을 써야 했다. 정말로 뭐(M)든 다(D)해서 MD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었다. 


일에 치이다 보면 회사에서 우리 팀이 제일 불쌍한 것 같고, 동네북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반면 이 책에는 MD라는 직업이 꽤나 멋있게 소개되어 있는데 그렇다고 없는 말을 지어내거나 억지로 과장해서 표현된 건 아니다. 아마도 저자가 본인의 일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자신의 삶과도 연결 짓고 계속해서 발전하려는 노력들이 MD를 쿨해 보이게 만든 것 같다. 


책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취향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다. 좋은 취향을 가지려면 그 취향을 갖기까지 수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와인을 한 번만 마셔보고 좋은 와인을 고르는 안목이 생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저자는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을 보면, 이 말을 한 그 사람의 뒤에 얼마나 많은 경험이 있을지 가늠해본다고 한다. 


오랜 세월 동안 MD 외 다양한 직업을 거쳤던 저자조차도 MD가 뭐 하는 일이냐는 질문에 쉽게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아마 그래서 이 책을 쓴 것 같기도 하다. MD 직무를 희망하는 취준생들, 일에 치여 MD라는 직업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 없는 현직자, 나처럼 MD라는 일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열에 아홉은 "MD는 뭐 하는 일이에요?"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그때마다 굳이 자세히 설명하기보다 상품 기획자라고 답하거나 다니던 회사의 이름을 대곤 했다. MD의 일을 한 줄로 설명하기란 아무래도 쉽지 않은가 보다. P10

MD는 상품을 중심으로 고객 경험을 기획하는 사람이다. P25

결국 매출을 잘 내는 사람 아닐까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현실화해서 매출로 만들어내는 사람. P43

MD는 사람을 좋아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무언가를 좋아하면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게 되고, 관심이 쌓이면 또 다른 호감과 관심으로 이어진다. P149

난 성장하는 사람이 좋아. 자기중심적이지 않고 상대를 배려하는 사람과, 기본적으로 사고방식이 좋은 사람들. 착한 사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고. 아무튼 살면서 말 통하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의외로 쉽지 않다고 네가 말하지 않았어? P153

어떻게든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일을 한다는 성취감 P169



Cover Photo by Dylan Gillis on Unsplash



매거진의 이전글 외계어 투성 경제뉴스 쉽게 읽고 싶다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